부익부 빈익빈, 고용불안, 유리천장 현주소

[파이낸셜투데이=부광우 기자] 국내 10대 그룹 직원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평균 3500만원에 가까운 급여를 받았다. 60만명이 넘는 식구들 가운데 3만명 이상은 기간제 근로자로 남몰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여직원은 아직도 5명 중 1명 꼴에 불과해 유리천장이 여전함을 실감하게 했다. 대한민국 직장인의 현주소를 분석했다.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직원들 연봉이 가장 후한 곳은 SK그룹, 박한 곳은 롯데그룹인 것으로 조사됐다. SK그룹 직원들의 상반기 평균 급여가 4000만원에 육박한 반면, 롯데그룹 직원들은 같은기간 나 홀로 2000만원 대에 불과한 급여를 받으며 대비를 이뤘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국내 10대 그룹 소속 88개 상장사 직원들이 받은 평균 급여는 3457만원이었다.

그룹 별로 보면 SK그룹 소속 15개 상장사 직원들의 같은기간 평균 급여가 3975만원으로, 4000만원에 육박하며 가장 많았다. 이어 LG그룹 소속 12개 상장사 직원들이 3709만원, 한화그룹 7개 상장사 직원들이 3578만원으로 평균 보수가 높았다.

반면 롯데그룹 소속 8개 상장사 직원들이 상반기에 받은 급여는 평균 2429만원에 불과했다. 이 기간 10대 그룹 중 직원 평균 급여가 3000만원이 되지 않은 곳은 롯데그룹이 유일했다.

이밖에 그룹 상장사들의 상반기 직원 평균연봉은 ▲포스코그룹 3574만원 ▲삼성그룹 3511만원 ▲현대자동차그룹 3458만원 ▲한진그룹 3136만원 ▲현대중공업그룹 3115만원 ▲GS그룹 3077만원 등이었다.

계열사 별로 보면 직원들에게 가장 많은 월급을 안겨준 곳은 SK텔레콤이었다. 이와 함께 SK그룹 식구들이 직원 연봉 상위권을 휩쓸며 눈길을 끌었다.

반면 국내 최대 유통 재벌 롯데그룹의 핵심인 롯데쇼핑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SK텔레콤의 4분의 1을 겨우 넘는 수준에 그쳐, 국내 대기업 사원들 간에서도 임금 격차는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 직원들이 올해 상반기에 받은 평균 급여는 6700만원에 달했다. SK텔레콤 직원들은 지난해(1억100만원)에 이어 올해도 무난히 평균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에 이어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의 같은기간 평균 급여가 6500만원으로 많았다. 올해 상반기 직원 평균 급여가 6000만원을 넘은 곳은 이들 두 회사뿐이었다. 이어 SK하이닉스가 5546만원, SK가스가 4800만원으로 뒤를 쫓았다.

이밖에 직원 평균 급여 상위 10개사는 그룹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지주사들과 증권사들이 싹쓸이했다.

㈜LG와 ㈜GS, ㈜SK가 각각 4767만원, 4700만원, 4600만원으로 각각 5위, 7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HMC투자증권이 4700만원, SK증권이 4666만원, 삼성증권이 4626만원으로 직원 평균연봉 순위 6위, 8위, 9위를 차지했다.

반면 롯데그룹의 중심 유통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올해 상반기 직원들에게 내준 급여 평균은 1778만원에 그쳤다. 아이리버와 SKC솔믹스 직원들의 같은기간 평균 보수도 각각 1800만원, 1966만원으로 1000만원 대에 머물렀다.

이밖에 올해 상반기 직원 연봉 하위 10개사에는 ▲GS리테일 2000만원 ▲삼양통상 2061만원 ▲롯데푸드 2100만원 ▲한국공항 2119만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2160만원 ▲호텔신라 2200만원 ▲롯데제과 2204만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10대 그룹 ‘장그래’, 3만명

한진그룹 직원 10명 중 1명 이상이 회사와 기간제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LG그룹 직원들 중 계약직은 45명 중 1명 꼴에 불과해 큰 차이를 보였다.

10대 그룹 상장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올해 상반기 말(6월 30일) 기준으로 총 63만9570명이었고, 이 중 기간제 근로자는 3만204명으로 4.72%를 차지했다.

그룹 별로 보면 한진그룹의 계약직 비율이 유독 높았다. 한진그룹 소속 5개 상장사 직원 2만2954명 중 기간제 근로자는 2707명으로, 10.55%를 차지했다.

이어 GS그룹이 6개 상장사 1만6809명 가운데 9.86%인 1657명을 기간제로 채용하며 계약직 비율이 높았다. 3위는 롯데그룹으로 소속 8개 상장사에 근무하는 직원 4만7540명 중 8.54%인 4061명이 기간제 근로자였다.

10대그룹 상반기 평균 연봉 3457만원
SK ‘최고’, 3975만원…롯데 2429만원
한진 10명 중 1명 ‘계약직’…LG ‘최저’
현대차 여성직원 비중, 고작 ‘20분의 1’

반면 LG그룹의 계약직 비율은 2% 대 초반에 불과했다. LG그룹 상장사들에 근무하는 직원 11만1568명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2525명으로, 2.26%에 그쳤다.

이밖에 그룹 상장사들의 기간제 근로자 비중은 ▲현대중공업그룹 6.74% ▲한화그룹 5.59% ▲현대자동차그룹 5.50% ▲삼성그룹 3.60% ▲포스코그룹 3.59% ▲SK그룹 2.37% 등으로 조사됐다.

계열사 별로 보면 회사 별로 보면 현대건설의 계약직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무려 3명 중 1명 이상이 회사와 기간제 근로 계약을 맺고 있었다. 현대건설 전체 직원 7190명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2702명으로, 37.58%에 달했다.

이어 현대건설과 같은 현대자동차그룹 식구인 HMC투자증권이 계약직 비율 2위를 차지했다. HMC투자증권의 직원 702명 중 31.05%인 218명이 기간제 근로자였다. 3위는 한진그룹 소속의 한국공항으로, 전체 직원 3222명 중 20.12%인 661명이 계약직이었다.

이밖에 계약직 비율 상위 10개사에는 ▲호텔신라 20.12% ▲SK증권 19.84% ▲롯데손해보험 18.28% ▲LG유플러스 17.19% ▲삼성엔지니어링 17.12% ▲롯데칠성음료 15.24% ▲현대정보기술 15.06% 등이 꼽혔다.

반면 기간제 근로자가 전혀 없는 회사들도 있었다. SK그룹 소속 SK케미칼과 SKC솔믹스, 바이오랜드와 한진그룹의 한진칼, GS그룹의 삼양통상은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었다.

이밖에 계약직 비율 하위 10개사에는 ▲SK하이닉스 0.29% ▲LG디스플레이 0.30% ▲LG화학·실리콘웍스 0.45% ▲현대위아 0.69% 등이 자리했다.

◆중후장대, 여전히 ‘금녀의 땅’

현대자동차그룹에 근무하는 직원들 가운데 여성은 20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최대 유통그룹으로 여성 고용이 많은 직종의 계열사를 거느린 롯데그룹은 유일하게 남성 직원보다 여성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에 근무하는 직원들 중 여성 직원은 13만3600명으로 20.9%를 차지했다.

그룹 별로 보면 현대자동차그룹의 여성 근로자 비율이 가장 낮았다. 현대자동차그룹 소속 11개 상장사 직원들 중 여성은 6854명으로 전체의 5.0%에 불과했다.

이어 국내 대표 철강, 중공업 그룹인 포스코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의 여직원 비율이 낮았다. 포스코그룹 소속 6개 상장사에서 일하고 있는 여직원은 전체의 6.5%인 1501명이었다. 현대중공업그룹 소속 3개 상장사에서 근무 중인 여성 직원은 1927명으로 총 직원의 6.4%를 차지했다.

반면 롯데그룹 소속 상장사 직원들 중 여성은 2만3991명으로 전체의 50.5%를 차지했다. 여직원 비율이 50%를 넘는 유일한 사례였다.

이어 롯데그룹과 함께 유통계열사가 많은 GS그룹이 여성 직원 비중이 높았다. GS그룹 소속 6개 상장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여성 직원은 5525명으로 45.1%의 비율을 기록했다. SK그룹은 32.7%(1만3459명), 한진그룹은 32.6%(8358명)로 나란히 30% 대의 여직원 비율을 나타냈다.

이밖에 그룹들의 여성 근로자 비율은 ▲LG그룹 20.3% ▲삼성그룹 23.7% ▲한화그룹 26.7% 등이었다.

계열사 별로 보면 여전히 중후장대 업종은 ‘금녀의 땅’이었다. 현대위아의 직원들 중 여성은 50명 중 1명이 안 될 정도였고, 제철·자동차·중공업 업체들이 여직원 비율 하위권을 독차지했다.

반면 여성 직원들을 많이 고용하는 업종은 여전히 유통과 화장품, 보험 등인 것으로 분석됐다.

회사 별로 보면 현대위아의 여직원 비중이 유일하게 1%대에 머물며 가장 낮았다. 현대위아의 전체 직원 3482명 가운데 여성은 불과 67명으로, 1.9%에 그쳤다.

현대위아 다음으로 포스코엠텍의 여성 직원 비율이 2.4%로 낮게 나타났다. 전체 직원 1143명 중 여성은 28명뿐이었다. 이어 현대체철이 전체 직원 1만1315명 가운데 여성이 306명(2.7%)으로 비중이 적었다.

이밖에 여성 직원 비율 하위 10개사는 ▲기아자동차·현대로템 2.9% ▲한국공항·현대미포조선 3.3% ▲현대비앤지스틸 3.4% ▲포스코켐텍 4.4% ▲현대자동차 4.9% 등이었다.

반면 국내 대표 유통기업인 롯데쇼핑은 직원 10명 중 7명 가까이가 여성이었다. 롯데쇼핑의 전체 직원 2만5975명 중 68.5%인 1만7784명이 여성이었다.

삼성그룹 내 교육업체인 멀티캠퍼스의 여직원 비율도 60%를 넘겼다. 멀티캠퍼스 전체 직원 662명 중 여성은 437명으로 66.0%를 차지했다. 3위는 화장품업체 LG생활건강으로, 전체 4455명 가운데 56.5%인 2519명이 여직원이었다.

이밖에 여성 직원 비율 상위 10개사는 ▲한화손해보험 56.0%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55.6% ▲GS리테일 50.8% ▲롯데손해보험 50.4% ▲제일기획 46.5% ▲한화생명보험 46.4% ▲호텔신라 45.9%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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