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모델S.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높은 가격과 부족한 인프라 등으로 안착하지 못했던 전기차시장이 테슬라의 국내시장 진출 준비로 요동치고 있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는 2945대 등록됐다.

2013년 614대, 2014년 1315대 등이 등록된 것과 비교하면 많이 늘어났지만 연간 신규등록차량이 150∼180만대에 이르는 국내 자동차시장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규모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현재 7종정도의 전기차가 판매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국내시장에서 크로스오버차량(CUV) 형태인 ‘쏘울’과 ‘레이’ 등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레이는 2012년, 쏘울은 2014년에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각각 1335대, 1925대 판매되면서 척박한 국내 전기차시장에서 명맥을 유지해왔다.

쏘울은 1회 충전에 148㎞, 레이는 91㎞ 정도를 달릴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는 지원금을 감안할 경우 2000만원 가량 보조를 받을 수 있지만 4000만원 안팎의 높은 가격으로 책정돼있는 상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준중형 세단 형식의 전기차인 ‘SM3 Z.E’를 2013년부터 판매하고 있다. 1회 충전에 135㎞를 달릴 수 있지만 가격은 역시 4000만원대다.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약 3년간 1967대를 판매했다.

한국GM 역시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경차인 쉐보레 스파크를 기반으로 2013년에 출시한 ‘스파크EV’다. 1회 충전시 135㎞를 주행할 수 있으며 판매가격은 3000만원대 후반이다. 그러나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판매량이 320대에 그치는 부진 탓에 최근 단종설이 나오기도 했다.

수입차 중 일부 업체에서도 국내에서 전기차를 시판하고 있다. BMW ‘i3’는 1회 충전시 132㎞까지 주행할 수 있는 준중형차로 가격은 6000만원 안팎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86대 팔린 것을 비롯해 2014년부터 총 623대가 판매됐다.

닛산은 2014년 말 전기차 ‘리프’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00대, 올해 7월까지 38대를 판매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2010년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로 출시돼 지난달까지 전 세계에서 23만대 이상 판매된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모델이다. 1회 충전에 132㎞를 달리고 가격은 5000만원 안팎이다.

이렇듯 최근 문이 열린 국내 전기차시장이 아직 걸음마단계인 가운데 지난 6월 현대차가 출시한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다소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출시 첫 달인 6월 국내에서 131대가 판매된 데 이어 지난달에는 574대가 판매돼 두 달 만에 705대를 판매했다.

4000만원대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91㎞로 국내 시판 중인 전기차 중 가장 길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판매 규모 등을 볼 때 아직 국내 전기차시장이 본격화됐다고 보기엔 이른 상황이다. 전기차 판매의 상당수가 공공부문 구매와 지자체의 민간 공모 지원을 통한 구매에 의존하고 있다.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는 비싼 가격대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 충전소 등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점과 함께 통행료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홍보가 되고 있지 않은 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내 진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는 미국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시장에 자극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업체의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한글 홈페이지를 열고 온라인으로 사전예약 등을 받고 있다. 고가 차종인 모델S, 모델X와 함께 내년 이후 출시될 모델3 등의 예약을 신청 받으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모델3의 경우 주력 모델보다 가격을 절반 가까이 낮춘 3만5000달러로 책정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한 번 충전에 500㎞까지 주행할 수 있는 신형 배터리를 장착할 예정이라고 공개하면서 더욱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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