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약품 없어 진흙으로 치료받는 시리아 어린이.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우진 기자] 시리아 어린이가 마땅한 의약품이 없어 진흙으로 치료받는 열악한 실태가 드러났다. 알자지라방송은 홈스미디어센터가 28일(현지시간) 배포한 사진과 함께 "시리아 반군 점령 지역에서 심하게 화상을 입은 어린이가 진흙으로 치료를 받는 가슴 아픈 모습"을 보도했다.

홈스미디어센터가 사진과 함께 공개한 동영상에는 화상을 입고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남자아이의 머리와 몸에 진흙을 바르는 장면이 나온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꾸린 구조 단체 시리아시민방위대(SCD)의 한 대원은 알자지라방송에 "진흙은 화상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사용한다"며 "외부에서 지원되는 의료품이 없고 마땅히 대체할 용품도 남아있지 않아 진흙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진 속 어린이는 전날 밤 홈스 인근 알와에르 지역에 수차례 떨어진 폭격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됐다. 이 어린이 외에 4살짜리 남자 아이와 7개월 된 여자 아이가 숨지고 5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20명이 넘는 성인들도 부상을 입었다.

폭격에 사용된 폭탄은 네이팜(나프텐 산과 팔미드 산 합성제)탄이나 그와 비슷한 종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팜탄은 베트남전에서 미군이 사용했던 악명 높은 무기다. 가연성이 매우 강한데다 젤 형태로 제거하기 힘들고, 민간인에게 큰 피해를 입힌다.

유엔 회원국 113곳이 비인도적 재래식무기 금지협약(CCW)을 통해 네이팜탄의 사용을 금지했지만 시리아는 참여하지 않았다.

정부군은 반군이 점령한 홈스 인근 알와에르 지역을 3년 넘게 봉쇄하고 있다. 다른 봉쇄 지역과 마찬가지로 물자와 사람의 통행이 차단돼 식료품‧의료품 등 생필품이 바닥났다. 정부군이 폭격을 가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도시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다른 지역의 한 의사는 사용할 수 있는 의료품이 부족해 유통기한이 지난 약품을 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화상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붕대를 사용하는데, 오히려 부상이 심해져도 별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호소했다.

이달 초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 공군이 반군 점령지의 민간인을 겨냥해 네이팜탄 등 화염성 무기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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