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29일 오전 11시57분께 일본 나리타에서 제주국제공항에 착륙한 대한항공 KE718편 737-900 기종의 타이어가 터져 공항과 항공사 관계자들이 사고 항공기를 정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한종해 기자] 항공기 고장·결함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항공사 정비인력과 정비예산은 오히려 감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항공사가 국토교통부에 신고한 고장·결함 발생 현황 375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항공기 고장 결함에 의한 회항이 50건이나 발생했으며, 항공기가 이륙 전 탑승게이트로 돌아오는 램프리턴은 9건, 비행취소는 10건이었다.

지난해 1월 오슬로에서 인천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화물기는 조정석에서 불이나자 연료를 흘려버리는 긴급조치를 취하며 오슬로로 회항했으며 같은 해 12월 김포에서 간사이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는 엔진고장으로 이륙 1시간 10분 만에 회항을 결정한 바 있다. 올해 3월에는 마닐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정비과정에서 바퀴 고정핀을 제거하지 않고 이륙했다가 인천공항으로 회항한 사례도 있었다.

고장·결함 문제가 반복되자 국토부는 지난 7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타겟팅 점검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연료, 작동유, 오일 등 각종 누유 현상이 반복되고 있고, 평균기령이 20년에 임박한 노후기종(B747, B767)에서 작은 고장이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후기종의 반복고장 문제는 다른 항공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국토부의 ‘아시아나항공 타겟틴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19건, 에어부산 10건, 대한항공 7건, 티웨이항공 3건 등 누유현상이 여러항공사에서 고질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타이페이를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랜딩기어를 내리다가 누유가 발생해 착륙이 지연된 바 있다.

항공기 고장·결함이 반복되는 원인으로 항공사 정비인력과 정비예산 축소 문제가 꼽힌다. 타겟팅 점검 보고서에는 ‘정비 워크로드(업무량) 증가 등 요인도 영향’이라고 적시하고 있으며 지난해 4월 진행된 ‘대한항공 경영구조 및 안전문화 진단 연구’ 보고서에는 ‘항공기 노후화는 증가하는데도 불구하고, 정비예산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라고 명시돼 있다.

최인호 의원은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큰 사고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우연히 발생하는 게 아니다”며 “항공사가 경영 상의 이유를 들어 현재 추세로 정비인력과 예산을 축소하다가는 언젠 대형사고가 터지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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