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영업이익 42.2% ‘급증’…직원은 100명 가까이↓

[파이낸셜투데이=김승민 기자] 메리츠화재가 눈에 띄는 성적 상승에도 불구하고 고용은 뒷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화재는 국내 손해보험사 빅5 중 실적이 개선되고도 직원을 줄인 유일한 회사였다. 그렇다고 메리츠화재가 고용을 확장할 여력이 없다고 할 만큼 직원들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어서,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사측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54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2.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1190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45.3% 늘었다. 매출 역시 3조5148억원으로 6.9% 증가했다.

이처럼 회사는 탄탄한 실적 개선을 이뤄냈지만 직원들의 사정은 딴 판이었다. 국내 상위 5개 손보사들 중 올 상반기 실적이 나아진 3개 회사들 중 1년 새 직원 수가 줄어든 곳은 메리츠화재가 유일했다.

올 상반기 메리츠화재 직원 수는 2080명으로 1년 전(2178명)과 비교해 100여명 감소했다. 그외 현대해상의 직원 수가 무려 622명 불어난 것을 필두로 한화손보는 260명, KB손보는 44명 증가했다.

이처럼 메리츠화재의 직원 수가 줄어든 배경에는 지난해 있었던 대규모 구조조정의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사장이 취임한 직후인 지난해 2월, 메리츠화재는 40개 지역단을 없애고 지역본부-지점 체제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전 직원의 15.8%인 406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메리츠화재의 직원 생산성이 무척 뛰어난 점도 고려해보면 이같은 고용 축소는 아쉬운 부분이다. 실제로 메리츠화재의 직원들은 자신이 받는 급여보다 훨씬 많은 돈을 회사에 안겨 줬다.

메리츠화재의 올 상반기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은 7440만원으로, 직원 1인당 급여(4027만원)보다 무려 3413만원 많다

그외 다른 손보사 빅5의 직원 생산성과 1인당 급여는 ▲삼성화재 1억724만원·3440만원 ▲동부화재 7985만원·3605만원 ▲현대해상 7438만원·3500만원 ▲KB손보 7239만원·3900만원 등이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조직을 최적화시켜 효율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인력이 줄어든 부분이 있지만, 다시 지속적으로 인력 보강을 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채용도 진행했다”며 “실제로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감소한 인력 규모가 다시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적화 과정을 통해 전속설계사 수수료율이 상승하고,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등 선순환이 발생했다”며 “조직의 효율성이 강화된 만큼 이제부터는 차츰 고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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