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투데이=김승민 기자] 카드사에서 빌린 빚이 올해 상반기에만 1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같은 대출상품이 카드사의 대체 수입원으로 떠오르면서 이같은 추이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출 금리가 은행권보다 높기 때문에 중저신용자가 대부분인 대출자의 상환 부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대출 잔액은 28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2000억원(4.4%) 늘었다.

상품별로 보면 장기 대출인 카드론이 22조6000억원으로 80%를 차지했다. 단기 대출인 현금서비스는 5조7000억원이었다.

카드사별로는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7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카드 4조7000억원 ▲삼성카드 4조6000억원 ▲현대카드 3조8000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카드대출 잔액은 2012년 19조6000억원에서 ▲2013년 22조2000억원 ▲2014년 24조8000억원 ▲지난해 27조1000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가 거둔 이자수익도 지난해 상반기 1조92억원에서 지난해 하반기 1조611억원, 올해 상반기 1조798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카드론 이용이 더 크게 증가하며 대출 오름폭에 비해서는 수익 증가율이 더딘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카드대출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경쟁과 규제강화로 주요 영업활동인 결제 부문의 수익구조 저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 들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메우기 위해 업계가 고금리 대출 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문제는 가계의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2금융권의 대출 금리는 은행권보다 훨씬 높은데 카드사 등 2금융권의 주요 고객은 5등급 이하 중저신용자로 고신용자에 비해 금리가 더 높다.

실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반기 기준 5등급 이하 대출 잔액이 25조원으로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현금서비스의 수수료율은 신용등급에 따라 14%에서 25%에 달한다. 카드사의 주요 고객층인 5등급부터는 대다수 카드사의 대출금리가 연 20%를 넘었다. 카드론은 이보다는 덜하지만 최저 9%대, 최대 20%대다. 평균 금리는 14~16%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적으로는 경기 불황에 구직난까지 이어지며 대출 수요가 늘었고 업계 내부적으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결제 부분에서 수익이 나지 않아 대출 규모가 증가한 측면이 있다”며 “과도한 카드대출 확대는 자산건전성과 직결되므로 업계에서도 대출 추이를 지켜보고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금서비스는 카드론보다 금리가 5% 정도 높고 심사 절차도 간단해 신용위험 관리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현금서비스보다는 카드론 비중을 늘리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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