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내방객들이 홍보관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오는 12월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채권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대규모 자금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고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채권형펀드 수익률은 반대 흐름을 보여 투자 심리가 약화될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보탰다.

23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채권형펀드에서 2244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같은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590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것에 비해 규모가 큰 수준이다.

국내 채권형펀드는 국내외 금리 하락세에 연초 이후 설정액이 7조4000억원 넘게 늘어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고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축소되면서 채권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된 모습이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는 12월 중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급증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 등이 금리 인하 기대감을 약화시키면서 채권 자산에 대한 포지션이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지난 8월 잭슨홀 미팅과 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금리가 많이 오르는 동시에 국내 금리도 상당 수준 올랐다”며 “이에 채권 투자 심리가 많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채권 가격과 기준 금리는 반비례 관계로 기준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때문에 금리 인상은 채권형펀드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말 연 1.254%에서 지난 21일 1.443%로 상승했다. 이 기간 국고채 3년물 금리도 1.247%에서 1.381%로 올랐다.

이에 국내 채권형펀드의 수익률도 마이너스 기조를 보이며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펀드는 연초 이후 1.94%의 수익률을 보였지만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0.11%로 떨어졌다. 최근 일주일간 수익률도 -0.05%로 0.18%의 수익률을 기록한 주식형펀드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변수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내부적인 채권 투자 수급 상황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 채권시장은 장기물 중심으로 약세(금리 상승)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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