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기둥, 위태로운 경제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가계부채와 소득이 함께 상승하는 추세 속에서 40대만 유일하게 수입이 줄었다. 40대는 경제의 허리라고 불리는 만큼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는 연령대다. 50대와 함께 우리사회에서 인구구조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그런 40대가 빚은 늘고 소득이 준 것은 어쩌면 한국경제의 위험이 그 만큼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0일 통계청의 가구주 연령별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평균 가계소득은 444만5435원으로 전분기(441만6469원)에 비해 0.66% 올랐다.

하지만 40대 가계소득은 505만2153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인 505만3722원보다 0.03% 감소했다.

40대의 소득이 꺾인 것은 2003년 통계를 낸 이후 처음이다. 이들의 소득은 ▲2011년 3분기 436만950원 ▲2012년 468만4378원 ▲2013년 3분기 478만4578원 ▲2014년 3분기 489만1319원 등으로 해마다 상승해왔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7년과 2008년에도 40대의 소득은 354만45384원에서 382만9261원으로 유일하게 늘어나기도 했다.

반면 이들을 제외한 20대와 30대, 50대, 60대의 월 소득은 늘었다. 같은기간 20대는 312만3365원에서 2.7% 늘어난 320만8560원을 벌었고, 30대는 442만8961원에서 4.7% 많은 463만8398원의 소득을 기록했다.

50대는 516만2631원에서 523만1108원으로, 60대 이상 가구는 291만9811원에서 289만2003원으로 각각 1.3%, 1.0% 많아졌다.

◆위기의 자영업자

이를 두고 금융권은 불경기에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줄면서 40대 수입도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40대 자영업자의 소득이 월 1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20, 30대 자영업자들의 소득은 늘었고 50대도 소폭 증가했는데, 유독 40대만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를 보면, 40대 자영업자의 3분기 사업소득이 97만8479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월 소득인 104만567원 보다 6.0% 줄어든 액수다. 반면 올해 3분기 전체 자영업자 월 소득은 86만244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만2939원보다 1.1% 늘었다.

40대 소득, 2003년 조사 이후 첫 감소세
사장님 소득, 100만원 밑으로…6% 줄어

전 연령대를 살펴보니 사업소득이 줄어든 나이대는 40대가 유일했다. 20대 사장님들도 지난해 3분기 17만7669원을 벌었지만, 올해 3분기에는 21만6798원으로 22.0% 많은 수익을 올렸다.

30대는 60만5237원에서 68만3857원으로 13% 늘었고, 60대는 63만442원에서 67만3030원으로 6.8% 증가했다. 50대 자영업자들은 월 108만4618원에서 1.1% 많아진 109만6986원을 손에 쥐었다.

◆소득↓빚↑

이같은 40대 자영업자의 소득 감소가 새로운 한국경제의 뇌관이 될 것이란 염려도 나온다. 소득은 꺾였지만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불경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이들은 가계대출도 많은데, 올해 1인당 8204만원에 달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월 240조원에 달했던 자영업자 대출은 꾸준히 상승해 9월 289조원까지 20.4% 늘었다.

문제는 40대 수입만 줄어들면서 빚을 상환하기 어려워 졌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자영업자대출에 대해 직접 서민들의 생계와 연관된 만큼 가계부채나 신용대출처럼 관리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스스로 생계를 위한 노력을 어렵게 할 수 있다”며 “섬세하게 미시적으로 접근할 문제”라고 말했다.

사업자대출 뿐만 아니라 가계부채도 큰 폭으로 증가 중이다. 금리가 낮은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돈을 빌려 이 자금을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국회 기재위원회 소속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40대 1인당 가계대출은 1인당 평균 2012년 6692만원에서 올해 8204만원으로 22.6%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장 활발하게 개인사업을 펼치는 40대가 불경기의 직격탄을 맞았다”며 “이 현상이 지속될 경우 한국경제의 시스템 리스크로 옮겨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40대 퇴직자들이 무분별하게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공급도 많아지고 있다”며 “너도나도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에서 퇴직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자영업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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