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매도자 “일단 지켜보자” 분위기 확산

[파이낸셜투데이=한종해 기자] 2년 가까이 상승세였던 서울 아파트값이 12월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2013년 12월 19일 이후 100주만의 일이다. 11‧3부동산대책 이후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재건축 아파트가 5주째 하락세를 보인 탓이다.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주전에 비해 0.02% 떨어졌다.

◆매매 ‘하락세’ 전세 ‘오름세’

11‧3대책 영향과 정국 혼란 등으로 거래가 크게 위축되면서 재건축 아파트는 0.29% 하락한 반면 일반아파트는 0.03%로 소폭 올랐다. 매수 심리가 얼어 붙으면서 신도시와 경기‧인천도 각각 0.02%, 0.01% 오르는데 그쳤다.

전세시장은 국지적으로 전세 매물 부족이 이어지면서 겨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소폭의 오름세가 지속됐다. 서울이 0.05%, 신도시가 0.01% 올랐고 경기‧인천은 변동 없었다.

서울은 강남4구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송파(-0.21%) ▲강동(-0.14%) ▲강남(-0.09%) ▲서초(-0.07%) 등이 떨어졌다.

송파는 잠실동 주공5단지를 비롯해 신천동 장미1차 등이 500만~5500만원 떨어졌다. 강동은 상일동 고덕주공3‧5‧7단지와 둔춘동 둔촌주공 1‧3‧4단지 등이 250만~1750만원 떨어졌다. 강남도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개포동 개포주공1‧4‧7단지와 대치동 한보미도맨션1‧2차 등이 500만~8000만원 하락했다.

반면 서울 도심 가까운 지역이나 비교적 아파트값이 저렴한 ▲강서(0.08%) ▲구로(0.08%) ▲마포(0.08%) ▲서대문(0.08%) ▲영등포(0.08%) 등은 일부 수요가 이어지면서 소폭 올랐다.

신도시는 ▲산본(0.09%) ▲중동(0.05%) ▲평촌(0.03%) ▲파주운정(0.03%) ▲동탄(0.02%) ▲일산(0.01%) 등이 소폭 오름세를 이어갔다.

산본은 산본동 가야주공5‧11단지가 250만~500만원 상승했다. 중동은 미리내은하수타운 등이 250만~500만원, 평촌은 관양동 한가람세경과 호계동 무궁화경남‧금호 등이 250만~500만원 올랐다.

경기‧인천은 ▲광명(0.06%) ▲의정부(0.04%) ▲하남(0.04%) ▲화성(0.04%) ▲김포(0.03%) ▲의왕(0.03%) 등이 올랐다.

광명은 철산동 광복현대, 광명동 중앙하이츠1‧2‧3차 등이 250만~800만원 올랐다. 의정부는 호원동 우성1차와 신도7차, 금호동 벽산블루밍 등이 1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하남은 덕풍동 현대2차와 삼부르네상스, 신장동 더우개마을동일 등이 500만~1000만원 올랐다.

반면 ▲광주(-0.06%) ▲파주(-0.03%)는 내렸다.

전세의 경우 서울은 ▲은평(0.37%) ▲영등포(0.21%) ▲강남(0.11%) ▲금천(0.10%) ▲동대문(0.10%) ▲서대문(0.08%) 등이 올랐다.

전세 매물이 부족해 오름세를 보였던 은평은 진관동 은평뉴타운폭포동힐스테이트, 은평뉴타운상림마을, 은평뉴타운마고정센트레빌 등이 500만~2500만원 상승했다. 영등포는 당산동4가 유보라팰리스, 당산동5가 효성1차, 대림동 신동아 등이 일부 전세 수요가 이어지면서 250만~3500만원 올랐다. 강남은 도곡동 타워팰리스1‧3차, 삼성동 풍림1차 역삼동 래미안그레이튼(3차) 등 중대형 면적이 500만~1억원 올랐다. 수요가 크게 줄어든 ▲강동(-0.06%) ▲성동(-0.04%) ▲도봉(-0.04%) ▲서초(-0.01%) 등은 하락했다.

신도시 전세가는 ▲동탄(0.05%) ▲평촌(0.03%) ▲분당(0.02%) ▲파주운정(0.01%) 등이 미비하게 올랐다.

동탄은 반송동 시범다은우남퍼스트빌과 청계동 동탄역더샵센트럴시티 등이 1000만원 상승했다. 평촌은 평촌동 향촌현대4‧5차와 호계동 무궁화금호 등이 250만~1000만원 올랐다. 분당은 정자동 정든우성, 구미동 무지개건영3단지, 무지개청구 등이 250만~1000만원 상승했다.

경기‧인천은 ▲하남(0.10%) ▲수원(0.06%) ▲안산(0.05%) ▲양주(0.04%) ▲인천(0.03%) ▲의왕(0.03%) 등이 올랐다.

하남은 신장동 더우개마을동일, 대명강변타운 등이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수원은 천천동 비단마을현대성우‧우방, 정자동 청솔마을주공5단지, 수원SK스카이뷰 등이 500만~1500만원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이 시세조사 공인중개사의 3개월 이후 아파트 가격 변화 예상치를 토대로 작성한 것으로 아파트시장 현장 경기를 체감하는 지표인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도 하락했다.

11월 기준 ‘KB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기준으로 지난달보다 16.5포인트 하락한 96.7를 기록했다. 2016년 2월 89.8을 기록한 후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이번에 전망지수가 100이하로 하락한 것이다.

‘KB부동산 전세가격 전망지수’도 상승세가 멈췄다. 전국 기준으로 지난달보다 10.5포인트 하락한 101.7을 기록했다.

◆당분간 위축될 듯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11‧3주택시장 안정 관리방안’ 발표를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1‧3부동산대책’ 시행과 미국 대선, 내수 경제침체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서며, 매수‧매도자 모두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임병철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연구원은 “12월부터 시행되는 총체적 상환능력평가(DSR) 시스템과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잔금 대출 분할상환, 정국 혼란 등 부동산 시장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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