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서비스 반기지 않는 한국…“확실한 콘텐츠 필요”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구글이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출시한 유료 동영상·음원 서비스 ‘유튜브레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료상품에 대한 반감이 있는 시장 분위기와 토종업체들의 견제로 세계 최대 주문형 비디오 플랫폼 넷플릭스도 고전하고 있는 만큼 보다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9일 IT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 6일 출시한 유료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레드는 동영상을 광고 없이 재생하고, 영상을 저장해 오프라인 상태에서 시청할 수 있다. 또 모바일 기기에서 다른 애플리케이션(앱)을 열거나 화면을 꺼도 재생이 가능한 특징이 있다. 이 서비스는 국내에서 7900원의 월정액 요금제를 기반으로 제공된다.

구글이 유튜브 레드의 차별화 요소를 앞세워 본격적인 유료 서비스 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한국 시장이 유료서비스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 등 다양한 토종업체들도 유사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월 국내에 들어온 넷플릭스의 국내 회원 수는 10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5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반면 SK브로드밴드가 제공하고 있는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는 회원수가 300만명에 달한다. 유료 서비스이지만 SK텔레콤의 일부 이동통신 상품에 가입하면 함께 제공하고 있어 사실상 무료에 가깝다.

유튜브 레드가 내세우고 있는 음원 서비스도 아직까지는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일단 7900원이라는 가격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업체들의 월정액보다 비싸다. 음원의 규모도 토종업체들은 거의 대부분의 케이팝(K-POP)을 확보하고 있는 것에 비해 유튜브 레드는 대형기획사 3곳의 음원만 가지고 있어 크게 밀린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원 서비스인 애플 뮤직도 국내에선 맥을 못 추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 해도 무료에 익숙해져 있던 사용자가 유료화를 좋아할리 만무하다”며 “토종 업체들이 제공하는 대체제가 충분한 국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확실한 콘텐츠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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