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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최민정 기자] 대림산업이 이란에서 첫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면서 한동안 ‘수주 가뭄’에 시달렸던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 잭폿’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는 중동 국가들이 저유가로 투자를 늦췄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으로 유가도 일부 회복하고 발주처도 투자를 더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 내년부터는 일부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계약이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지난 29일 이란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공사에 대한 낙찰통지서(LOA)를 접수했다.

이번 사업은 이란 이스파한 오일 정유회사(EORC)가 발주한 것으로 수주 금액은 2조3036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수주 가뭄에 허덕이던 국내 건설업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올해 들어 일부 건설사가 해외 건설 수주에 성공하긴 했지만 수주 금액이 적거나 양해각서(MOU)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이란의 경우 경제제재가 풀리고 박근혜 대통령 순방이 이어지면서 침체한 중동 수주를 되살릴 기회의 땅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대림산업 수주 전까지 실제 계약이 진행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내년부터 해외 건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

실제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은 아랍에미리트(UAE)의 25억 달러(약 3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놓고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스페인 업체를 포함해 3파전을 벌이고 있으나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에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UAE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 자회사인 타크리어(TAKREER)가 발주한 중질유처리시설(POC) 프로젝트로 지난해 발주했으나 계약이 지연해 이번에 재입찰에 들어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POC 이외에도 50억 달러 규모 바레인 시트라 정유 프로젝트와 60억 달러 규모 오만 두쿰 정유 프로젝트 등에도 해외 엔지니어링 기업과 손잡고 입찰에 참여 중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에콰도르 엘 아로모 정유공장 프로젝트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에콰도르 마나비(Manabi)주에 정유 공장을 건설하는 공사다. 총 공사비만 133억 달러(15조원)에 달한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에 맞춰 최종 발표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내년 초 발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사업은 톈진엔지니어링(34%), 중국기계공업인연합회(30%), 베이징 석유엔지니어링(6%) 등 중국 기업과 현대건설(25%), 현대엔지니어링(5%) 등 5개사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하고 있다.

수주 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몫은 4조~5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과 한화건설이 현지 건설사와 공동 시공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신도시 프로젝트도 내년 상반기에는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 3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아직 본 계약에는 이르지 못했다.

경기 분당신도시의 두 배에 달하는 10만 가구 규모 신도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사업비만 23조원에 달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해외건설 수주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 수주가 저유가와 금융 조달 난항, 발주 급감, 고도화한 발주 등 각종 대외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내년 주택경기 전망이 불안한 만큼 건설사들도 한동안 침체했던 해외사업에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 국내건설업계 해외 총수주액은 217억 달러로 지난해 388억 달러의 56%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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