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남홍 기자]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을 깔끔히 떠나는 ‘하드 브렉시트’를 천명하면서 영국과 EU 회원국들 사이 탈퇴 협상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21일 영국 정부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런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실시한 중대 연설에서 영국은 EU 단일시장과 관세 동맹을 완전히 떠나는 하드 브렉시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메이 총리는 EU 27개 회원국을 향해 “우리는 새롭고 공평한 파트너십을 원한다”며 “부분적인 EU 회원 자격, 준회원국 등 반쪽은 머물고 반쪽은 떠나는(half-in, half-out)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확실성과 명료함 ▲더욱 강한 영국 ▲더욱 공정한 영국 ▲진정한 글로벌 영국 등 4가지 원칙에 기반해 EU와 브렉시트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영국이 사수할 12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메이 총리는 EU 탈퇴를 통해 국경과 이민 통제, 독자적인 사법권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EU 단일시장 바깥에서 다른 나라들과 신속하게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EU 회원국들은 영국이 브렉시트 방향을 명확히 밝힌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향후 협상 과정에서 영국의 체리 피킹(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챙기는 행위)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영국은 지난해 6월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했지만 아직 EU를 정식 탈퇴한 건 아니다. 메이 총리는 오는 3월 말이 오기 전 협상 개시를 의미하는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할 계획이다.

영국 내부에서는 여전히 브렉시트 방향에 관한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EU를 완전히 떠나 새 무역, 안보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과 단일시장 탈퇴 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거란 우려가 엇갈린다.

협상 일정은 더 지켜봐야 한다. 영국 고등법원은 앞서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해 브렉시트 협상을 개시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고 판결했다. 정부 상고에 따른 대법원 판결은 오는 24일 나온다.

정부가 최종 패소해도 브렉시트는 무를 수 없다. 영국인들은 지난해 6월 국민투표에서 과반이 넘는 득표로 EU 탈퇴를 택했다. 단 의회가 협상 개시 승인 여부를 놓고 토론에 들어가면 협상 일정도 지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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