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남홍 기자] 스위스의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는 G2국가로 급성장한 중국의 힘을 깨닫게 한 무대였다.

21일 중국 정부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을 대표로 한 매머드급 대표단은 지난 17~20일에 열린 이번 포럼에 파견됐다. 1979년 이후 매년 대표단을 보냈지만, 현역 국가주석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재계를 이끄는 슈퍼스타들도 대표단에 대거 포진했다.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야퀸 장 중국 바이두 총재(사장) ▲화웨이의 선 야팡 이사장 ▲차이나텔레콤의 양제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데뷔 이후 다보스 무대의 조연에 불과하던 중국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주연으로 부상했다. “중국인들의 목소리가 행사장을 가득 채울 것”이라는 데이비드 에이크먼 WEF 수석 중국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시 주석은 그 중에서도 단연 관심을 끌었다. 2차 대전 이후 전후 질서를 구축하고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해온 미국이 역주행하며 불안감이 고조되는 상황이어서 그가 던질 메시지가 주목을 받은 것이다.

시 주석은 이 기회를 십분 활용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개방을 통해 자유무역과 투자를 촉진해야 하며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해야 한다”면서 “보호무역은 어두운 방에 자신을 가두는 격”이라고 강조했다.

또 “누구도 무역 전쟁에서 승자가 될 수 없다”며 중국산 제품에 폭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트럼프 당선인에게 공개적인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미국 측에서는 취임식 준비로 바쁜 트럼프 당선인 측을 대표해 최측근으로 알려진 앤서니 스카라무치 정권인수위원회 집행위원이 참석해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불안감을 씻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해 다보스 포럼은 혼돈의 리더가 등장한 미국의 정권 교체기를 틈타 사회주의 국가 중국이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독주한 이색적인 무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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