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최민정 기자] 최근 해외에서 대림산업의 연이은 수주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 가뭄을 해갈하고 있다.

최근 우리 건설업계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500억 달러가 넘는 해외건설 수주 실적을 올리던 꽃길을 뒤로하고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282억 달러 규모로 2015년 461억 달러와 비교해 38.9% 감소했다.

이는 역대 수주 실적이 가장 좋았던 2010년 716억 달러 대비 37% 수준이며, 2007년 398억 달러보다도 낮은 실적이다.

공사 건당 수주 금액도 지난 2014년 9300만 달러→2015년 6600만 달러→2016년 4700만 달러로 대폭 감소했다.

이는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의 80~90%를 차지하는 중동·아시아 시장에서 고전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 됐다.

특히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까지 우리나라 해외건설의 성장기를 이끌었던 중동 시장은 2000년대 후반 들어 비중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산유국들의 발주 축소, 세계 경기 회복 부진, 지정학 위기 요인 증가 등이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대림산업은 지난 연말부터 잇달아 대형 해외공사를 따내면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12월 29일 이란 이스파한 오일 정유회사(EORC)가 발주한 2조 3036억원 규모의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사업을 단독 수주했다. 국내 건설사가 이란에서 수주한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에서 사업을 수주한 건 글로벌 건설업체 중 대림산업이 최초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순방까지 나서며 우리 건설업체들의 수주를 지원했으나 대림산업을 제외하곤 성과가 미약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란 진출 이래 정유, 천연가스는 물론 다양한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 실적을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 추가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림산업은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 지난달 27일 SK건설, 터키 현지업체 2곳과 컨소시엄으로 3조5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터키 다르다넬스해협 현수교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민간투자방식(BOT, 건설-운영-양도)으로 대림산업·SK건설 컨소시엄이 건설 후 16년2개월 동안 최소운영수익을 보장받으며 운영을 맡는다.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는 다르다넬스해협을 사이에 둔 터키 서안 차나칼레주(州)의 랍세키와 겔리볼루를 연결하는 3623m 길이의 현수교와 부속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완공하면 일본 고베의 아카시대교(1991m)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가 된다. 오는 3월 공사를 시작해 2023년 개통될 예정이다.

대림산업은 국내에서 이순신대교(1545m)를 비롯해 소록대교, 팔영대교, 고군산대교 등 다양한 현수교를 건설한 경험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올해 대림의 해외건설 수주 목표는 4조원”이라며 “다음달 터키 현수교 프로젝트의 낙찰 통지서를 받고 본 계약을 체결하면 8000억원 이상의 수주액을 달성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는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의 지원과 우리 기업 간 장점을 시너지로 성과를 낸 것”이라며 “이제는 해외 저가 수주 경쟁에서 벗어나 투자·시공·운영까지 전 단계를 책임지는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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