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6 출시 보름도 안남은 상황…소비자들은 '외면‘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조성진 부회장의 취임으로 부활을 꿈꿨던 LG전자 모바일(MC)사업부가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고 불투명한 전망에 놓였다. V20 발화와 서비스센터 기사들의 임의 스팸문구 설정 논란 등 설상가상의 곤혹을 치루고 있다.

더욱이 상반기 야심작 G6 출시가 보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MC사업부의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신뢰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IT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7에서 전략 스마트폰 G6를 공개한다. 조 부회장 취임 이후 처음 선보이는 스마트폰인 만큼 그간의 부진을 씻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판매는 부진, 신뢰는 추락

하지만 LG전자가 최근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흥행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소비자에 대한 믿음까지 저버리면서 성장 동력을 완전히 잃었다는 분석이다.

▲ LG 모바일 사용자 카페에 올라온 LG전자서비스센터 기사들의 고객 스마트폰 스팸문구 등록 의혹 제기글. 사진=LG모바일 사용자 카페 캡처

실제 LG전자는 모바일 서비스센터 기사들이 소비자 동의 없이 임의로 스팸 문자를 등록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에 휩싸였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사한 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휴대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지난주에 LG전자 서비스센터에서 수리 받은적이 있어서 스팸함을 확인해 봤다”며 “차단문구에 ‘리제’라고 추가돼 있었고, 스팸문자에 LG서비스센터 문자가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다수의 피해자들은 서비스센터 기사들이 스팸문자 설정한 것과 관련해 애프터 서비스(AS) 이후 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설문조사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기사들이 설문조사에서 혹시 모를 악평으로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 했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전국 여러 센터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 것 같다”며 “기사들이 고객들의 평가에 의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초에는 LG전자 V20이 발화논란에 휩싸이자 이를 제보한 소비자를 회유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 이미지는 더욱 나빠졌다.

A씨는 지난달 6일 LG전자로부터 충전단자 발화로 맡긴 자신의 V20을 환불해주는 대신 뽐뿌에 올린 게시글을 내려달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2월 26일 새벽 정품충전기에 꼽아 놓은 자신의 스마트폰 V20 연결단자 부위로

▲ 지난달 22일 네이버 카페 ‘LG모바일 사용자 카페’에 올라온 충전단자부분이 녹아내린 V20 사진. 사진=LG모바일 사용자 카페 게시글 캡처

부터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하고 LG전자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겼다.

A씨는 “지난 6일 오후에 V20을 수거해갔던 동네 LG전자 센터 담당자로부터 본사에서 원인 결과가 나왔다고 연락이 왔다”며 “(LG전자 측이) 검사 결과 휴대폰 내부에 습기가 차 누전 돼 제품이 탔고 이는 소비자 과실이다. 원한다면 검사결과 메일을 확인 시켜 주겠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담당자가 본사 방침 상 이런 경우는 유상수리인데 열흘간 휴대폰을 반납해 불편을 겪었으니 특별히 무상수리를 해주라는 지침을 내렸다”며 “뽐뿌에 올린 V20 발화 관련 게시글을 지워주는 조건으로 특별히 환불해주겠다고 선심 쓰듯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 전망도 ‘최악’…총체적 난국

LG전자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 회복을 하지 못한다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적으로 G6가 출시되더라도 부진을 털어내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휴대폰에서 무리한 차별화보다 다수의 고객에게 높은 완성도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며 “올해 애플과 삼성 등 경쟁사들이 플렉서블(Flexable) 디스플레이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을 감안하면 LG전자의 스마트폰은 시장의 관심을 끌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LG전자 스마트폰이 가장 많이 팔리는 미국 시장에서도 선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황 연구원은 “LG전자 휴대폰의 전 분기 지역별 판매비중을 보면 미국이 54.0%로 압도적인 상황”이라며 “이곳이 삼성과 애플이 우세한 지역인 것을 감안하면 턴어라운드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가장 주목할 부분은 휴대폰 사업이 얼마만큼 영업적자폭을 줄이느냐”라며 “사업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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