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성능은 기본…똑똑함과 효율성까지 겸비한 ‘팔방미인’

▲ BMW 7세대 5시리즈. 사진=이건엄 기자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BMW의 간판 모델 5시리즈가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더욱 커진 차체와 줄어든 무게를 바탕으로 효율성을 극대화 했고, 국내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옵션들도 눈길을 끌었다. 김효준 BMW 사장을 비롯한 관계자들도 브랜드를 대표하는 차량인 만큼 큰 기대를 보였다. 신형 5시리즈 출시행사의 뜨거웠던 현장 분위기를 담아봤다.

BMW코리아는 지난 21일 서울 테헤란로 파르나스타워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올 뉴 5시리즈’ 출시 행사를 열었다. 이날 김 대표와 다수의 임원들이 참여해 BMW코리아의 신형 5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큰 지를 짐작케 했다.

김 대표는 “5시리즈는 6세대 동안 790만대가 생산되며 세계 최고의 프리미엄 세단으로 자리했다”며 “이번 출시를 통해 한국 중형차 세단의 새 패러다임을 제공 하겠다”고 강조했다.

◆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의 척도

이번 행사가 열린 파르나스 타워 39층에는 갤러리와 서울 시내를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행사장 로비로 들어가자 멀리 우뚝 서있는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보였고, 한켠에는 안락한 분위기의 서재가 눈에 들어왔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을 표방하고 있는 5시리즈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 전반적인 분위기가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을 표방하고 있는 5시리즈와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BMW코리아

김 대표와 볼프강 하커 BMW그룹 5시리즈 프로덕트 총괄 매니지먼트의 프리젠테이션이 끝난 후 로비에 전시돼 있는 신형 5시리즈의 외관을 살펴봤다.

전면부에선 이전 세대보다 전체적으로 선이 굵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BMW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키드니 그릴’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6세대까지만 하더라도 키드니 그릴이 헤드라이트와 분리돼 있었지만 7세대에서는 클래스 헤드라이트커버와 연결돼 넓은 차폭을 강조하면서 도로 위에 낮게 깔린 듯 한 형상을 보였다. 45년전 출시된 5시리즈의 선조 ‘E12’ 때부터 이어진 키드니 그릴이 더욱 웅장한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엔젤아이’라고 불리는 하얀색 원형링은 멀리서도 BMW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게 해준다. 이 엔젤아이는 4세대 5시리즈에 최초로 적용, BMW가 디자인 측면에서 강하게 어필한 부분이다. 

▲ 사진=BMW코리아

측면부는 짧은 오버행으로 스포티한 외관을 강조해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 라인이 뒤로 갈수록 점점 높아지면서 역동적인 모습을 완성 시켰다. 쿠페 디자인을 기반으로 전체 스케치를 진행했다는 BMW의 설명처럼 C필러 쪽 루프라인이 가파르게 경사져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 에어 브리더를 통해 휠 주위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공기 저항을 줄임과 함께 효율성 또한 개선됐다. 하지만 너무 스포티함을 강조한 나머지 뒤쪽 범퍼라인이 올라가 이전 세대 모델보다 가벼워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후면부에서도 5시리즈의 스포티함을 느낄 수 있다. M4와 같은 스포일러 형상을 지닌 트렁크를 적용해 기존의 평범했던 트렁크 리드에 볼륨이 더해지고 테일램프의 L 모양은 조금 더 얇으면서 뚜렷해졌다. 리어범퍼는 반듯했던 형상에 볼륨감이 더해졌으며, 기존의 원형 머플러에서 다각형 머플러로 교체된 것도 눈에 띈다.

◆ 손 짓 하나로 지휘하는 ‘인포테인먼트’

어느 정도 살펴보고 나니 직원들이 시승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안내를 받고 파르나스 타워 지하 6층 주차장으로 내려가 배정된 차량에 탑승했다. 기자가 탑승한 모델은 530i 모델로 신형 2ℓ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있다. 최대출력 252마력과 최대토크 35.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날 시승은 2인 1조로 520d와 530i, 530d에 각각 나눠 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승코스는 강남 파르나스 타워를 출발해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드라이빙 센터까지 67.3㎞ 구간을 왕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이번 시승행사 프로그램에는 BMW드라이빙센터 트랙 주행도 포함돼 있어 신형 5시리즈의 성능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다.

▲ 7시리즈에서 선보인 ‘제스처 컨트롤’도 제공돼 간단한 손동작만으로 내비게이션과 전화, 오디오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사진=BMW코리아

첫 주행인 파르나스 타워에서 BMW드라이빙센터로 가는 코스에서는 조수석에 앉아 승차감과 인테리어를 살펴봤다. 가장 눈에 띄었던 부분은 센터페시아에 상단에 있는 10.3인치의 고해상도 스크린이다. 이전 모델에는 매립형이지만 7세대에 와서는 돌출형으로 바뀐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새로운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도입해 운전자의 취향에 맞춰 인포테인먼트 메뉴를 원하는 대로 재배치할 수 있고 터치 방식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7시리즈에서 선보인 ‘제스처 컨트롤’도 제공돼 간단한 손동작만으로 내비게이션과 전화, 오디오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실제 별 다른 설정 없이 센터 콘솔 위쪽에서 검지 손가락을 움직이자 음량이 조절됐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에는 알루미늄과 펄 크롬 하이라이트 인테리어가 적용됐다. 다코타 가죽 스포츠 시트와 기어 시프트 패들이 포함된 스포츠 스티어링 휠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M 스포츠 패키지 플러스 모델과 뉴 530d M 스포츠 패키지 모델은 파인우드와 펄 크롬 하이라이트 인테리어 트림에 통풍 기능을 포함한 나파 가죽 컴포트 시트, 스포츠 스티어링 휠을 장착했다.

▲ 7세대 5시리즈에 적용된 풀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사진=BMW코리아

전면 유리에 탑재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기존 모델보다 70% 커졌다. 빈 공간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주차하는 파킹 어시스턴트(Parking Assistant) 기능도 눈길을 끈다. 11가지 색상 조합으로 포근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는 엠비언트 라이트도 적용했다.

뉴 5시리즈는 BMW 디스플레이키를 통해 차량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전·후면 카메라를 통해 360도 전방위 시야를 확보하는 서라운드뷰 기능, 스마트폰의 BMW 커넥티드앱으로 주차된 차량 주변의 3차원 모습을 볼 수 있는 리모트 3D 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승차감은 ‘역시 BMW’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훌륭했다. 요철과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도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을 흡수했다. 정숙성도 만족스러웠다. 내부 곳곳에 추가한 방음재와 흡음재가 엔진소리는 물론 풍절음과 노면소음까지 완벽히 잡아줬다. 오히려 내비게이션의 안내음이 시끄럽게 들릴 정도였다.

◆ 트랙에서도 발군, 거침없는 ‘질주본능’

BMW드라이빙 센터에서 진행된 트랙주행에서는 발군의 성능을 보여줬다. 직진 주로에서 스포츠모드에 놓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자 우렁찬 배기음이 질주본능을 자극했다. 시속 200㎞ 언저리까지도 힘든 기색 없이 미끄러져 나갔다. 530i의 제원상 제로백(0-100㎞)은 6.2초로 덩치에 비해 상당한 가속성능을 보인다.

▲ 7세대 5시리즈는 헤어핀 구간과 반복되는 코너에서도 이전세대보다 서스펜션 세팅이 무르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여전히 빠른 속도로 날카로운 코너링을 보여줬다. 똑똑한 자동 8단 변속기 덕분에 다소 거칠게 급가속을 반복해도 전혀 이질감 없이 주행을 이어나갔다.

헤어핀 구간과 반복되는 코너에서도 이전세대보다 서스펜션 세팅이 무르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여전히 빠른 속도로 날카로운 코너링을 보여줬다. 똑똑한 자동 8단 변속기 덕분에 다소 거칠게 급가속을 반복해도 전혀 이질감 없이 주행을 이어나갔다.

BMW드라이빙센터에서 파르나스 타워로 돌아가는 구간에선 반자율주행 기능을 중점으로 시승에 나섰다. 비교적 한산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에서 크루즈 컨트롤을 시속 110㎞에 맞춰놓자 HUD에 초록색 점멸등이 켜지며 작동 중임을 알려줬다. 스스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함과 동시에 차선도 알아서 유지했다. 조향장치(스티어링휠)과 가속페달, 브레이크에서 손발을 떼더라도 문제없이 주행했다. 다만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는 것은 국내 법규상 위법사항이기 때문에 12초정도가 지나면 붉은색 점멸등이 켜지며 반자율주행기능이 해제된다.

반자율주행기능은 정체 구간에서 빛을 발했다. 이날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에서 공사가 진행돼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하지만 반자율주행을 켜놓은 상태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제동이 잦은 상황에서도 앞차와의 간격은 일정하게 유지해줬고, 차선도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옆차선에서 끼어드는 차량에 대해서는 반응이 빠르지 않았다.

▲ 사진=이건엄 기자

시승을 마친 후 연비를 확인해 보니 거친 주행과 극심한 정체 속에서도 ℓ당 10.1㎞라는 양호한 기록을 냈다. 공인 복합연비가 ℓ당 11.2㎞인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효율을 보여준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경량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엔진은 알루미늄으로 만들고 축적된 경량화 기술을 적용, 공차중량(유럽 기준)을 최대 115㎏ 줄였다. 경량 소재를 차체 윗 부분에 집중 적용해 무게 중심도 낮췄다. 이밖에 도어에서 6㎏, 클러스터에서 2㎏,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시스템에서 3㎏, 타이어와 바퀴에서 9㎏, 트렁크 도어에서 4.2㎏을 각각 무게를 줄였다는 게 BMW 측 설명이다.

◆ E클래스 ‘한판 붙자’…높은 가격 경쟁력

7세대 5시리즈의 가격은 6630만~8790만원에 책정됐다. 트림별로 전 세대 모델보다 170만~300만원 가량 가격이 인상됐지만 300만원 상당의 반자율주행 패키지와 M스포츠 패키지를 전 모델에 기본 적용한 점을 감안한다면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옵션에 따라 9가지의 다양한 트림 구성으로 고객 선택 폭도 넓혔다. 여기에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벤츠 코리아가 이번달부터 차량 가격을 평균 0.8%올렸기 때문에 우위에 설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지난달 4일 사전계약에 돌입한 신형 5시리즈는 지난 17일 기준 4000대를 넘겼다. 김 대표도 “ 올해 뉴 5시리즈 판매는 2만대를 훨씬 넘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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