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남홍 기자] 올해 5월 달력에는 비슷비슷한 기간에 예정된 ‘빨간 날’이 눈에 띈다. 1일 근로자의 날, 3일 석가탄신일, 5일 어린이날이 월·수·금요일로 포진해 있다. 하루, 이틀만 연차를 내면 황금 연휴가 가능하다.

올 초 5월 첫째 주를 연휴로 만들기 위한 논의가 정부에서 이뤄졌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임시공휴일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

23일 정부는 내수활성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내수위축 보완을 위한 소비·민생 개선 대책을 내놨다. 단축 근무를 통해 퇴근 시간을 앞당기고 고속열차 요금을 할인하는 등 국민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대책이다.

여기에는 5월 봄 여행주간을 확대 실시해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도 포함됐다. 5월1일~14일이던 여행주간을 이틀 앞당겨 4월29일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이 기간 중에는 숙박·교통 등을 할인해 여행 편의를 제공하고 5대 관광열차(중부내륙관광열차 및 백두대간 협곡열차, 남도해양열차, 평화열차, 정선아리랑열차, 서해금빛열차)를 주중에 50% 할인하는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발굴할 예정이다.

정부는 휴가 사용과 학교 재량휴업, 국내 현장학습을 권장할 계획이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의 임시공휴일 지정은 없을 예정이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은 안 됐다”며 “지난해(5월6일) 임시공휴일을 지정한 적이 있었는데 장단점이 있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대책엔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차관보는 “소비 증가 등 장점이 있었지만 중소기업은 참여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생산일수가 줄어들거나 해외여행만 증가하는 문제 등 단점도 역시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광복절 전날인 2015년 8월14일(금요일)과 어린이날 다음날인 2016년 5월6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전례가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5~8일 연휴 동안 백화점·면세점 매출액, 문화시설 입장객, 교통량 등은 2015년 5월 연휴기간(2~5일)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백화점·면세점·대형마트 매출이 각각 16.0%, 19.2%, 4.8% 증가했고 여가·문화 생활이 활발해지면서 고궁·박물관·야구장 입장객 수도 각각 70.0%, 17.3%, 43.9%나 폭증했다. 고속버스·철도·국내선 항공기 탑승객 수는 각각 18.1%, 8.5%, 5.0% 늘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2015년 8월 임시공휴일 지정 효과를 분석한 결과 소비지출이 약 2조원 증가하고 이로 인한 생산은 약 3조9000억원 유발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어두운 면도 있다. 일단 수출에 부정적이다. 통상 조업일수가 하루 줄어들 경우 수출 감소율을 4~5%포인트로 보고 있다. 깊은 수렁에 빠졌다가 서서히 회복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수출이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자칫 삐끗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휴가 길어지면 관광객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지적도 있다. 해외여행은 비행기 티켓 등을 미리 예매하고 각종 준비를 해야 하는 만큼 내수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이전에도 임시공휴일 지정 결정을 일주일 전쯤 결정해 왔다. 이때쯤이면 이미 항공권이 매진됐거나 비싼 가격의 티켓밖에 남아있지 않아 해외 여행 계획은 접게 될 가능성이 높다.

쉬는 회사만 쉬는 것도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올 수 있다. 강제 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근로자를 위한 복지나 처우가 좋은 회사는 정부의 시책을 따르겠지만 근로여건이 열악하고 사람이 늘 부족한 중소기업에서는 ‘그림의 떡’에 그친다는 푸념이 지난해에도 나왔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