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시 청주 소재 SK하이닉스 표석.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동준 기자]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메모리 사업 분사를 결정한 가운데 이를 누가 인수, 반도체 시장의 신흥강자로 등극하게 될지 주목된다. 현재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 웨스턴 디지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이 후보군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반도체 메모리와 관련된 사업 분사를 최종 결정했다. 도시바는 다음달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반도체 사업에 대한 분사 승인을 받은 뒤 자회사 ‘도시바메모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도시바가 20%에 달하는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관측했었으나 도시바는 지분 50% 이상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소 10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도시바는 반도체 업계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에 달하는 기업으로 어떤 기업이 도시바를 품든 반도체 시장에서의 신흥 강자로 등극할 수 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웨스턴 디지털이 도시바를 인수할 경우 낸드플래시메모리(NAND) 업계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웨스턴 디지털이 도시바와 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입찰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입찰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메모리 분야에서 인텔과 콤비를 이루고 있으며 이미 도시바 인수를 위해 출자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도 자금 상황이 넉넉해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191조원, 마이크로소프트는 45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들 태세다.

앞서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최근 언론과 만나 도시바 경영권 인수와 관련해 “입찰 제안서를 받으면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아직 도시바 측으로부터 입찰 참여를 위한 제안서는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인수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업계 4위에서 단숨에 2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낸드 시장 점유율을 33%까지 끌어올려 45%의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10% 안팎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

SK하이닉스가 1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할 수 없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당초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를 위해 3조원 수준으로 배팅을 하려고 했던 것도 14조원에 불과한 현금 창출 능력 때문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도시바 측으로부터 입찰 참여를 의뢰받으면 기존 입장대로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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