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기자] 코스피가 2100선 돌파를 시도하면서 수년간 이어져온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 탄핵심판과 트럼프 예산안 발표, 미국 FOMC 금리 결정 등이 3월 증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27일 종가 기준으로 2085.52를 기록했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 연속 2100선에 머물며 안착을 시도하던 코스피가 최근 이틀 연속 하락하며 2100선 아래로 밀린 상황이다.

3월 증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주요 이벤트는 대부분 3월 중순에 몰려 있다. 미국의 3월 FOMC(3월 14~15일),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안 발표(3월 13일 전후 제출 예정)에 이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도 3월 중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NH투자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3월 중순에 한국 탄핵심판 선고, 트럼프 행정부의 2018년 예산안 제출, 미국 부채한도 협상 시한, FOMC 미팅 등이 예정돼 있다”며 “현재 금융시장이 이들 변수들에 대해 낙관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케이프투자증권 윤영교 연구원도 “미국 FOMC가 끝나는 날, 연방정부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마무리돼야 하고, 2018년도 예산안 역시 3월 중순께 발표하겠다고 해놓은 상황”이라며 “이 때를 전후해 국내외 증시 분위기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월에 있을 정치 현안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단할 수 없다”며 “시장의 투자심리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는 만큼 이 문제들의 결론이 부정적일 경우 시장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3월 기준금리 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린다. 인상 보다는 동결 전망이 다소 우세한 상황이다.

키움증권 홍춘욱 연구원은 “미국 행정부가 강력한 재정정책을 추진할 경우에는 인플레이션 문제에만 집중하면 되지만, 트럼프 정부의 예산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불확실성뿐만 아니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년 하반기에 비해 상반기 경기지표가 부진했던 것도 연준의 금리 인상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책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FOMC 이후 시장의 상승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화투자증권 김수연 연구원은 “점진적 금리인상을 위해서는 올해 첫 번째 금리인상을 3월 이후로 미루기 어렵다”며 “3월 FOMC 이후 네덜란드 총선을 시작으로 4월~5월 프랑스 대선이 있는데, 극우정당의 우세에 따른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5월 FOMC에서는 지난해 브렉시트 때처럼 금리를 인상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 3월 국내 증시의 최대 불안 요인은 미국 증시의 단기 급등 부담이다. 미국 증시의 대표지수인 다우 지수는 최근 11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다우지수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11.44포인트(0.05%) 상승한 2만821.76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한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경우 최근 동조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화증권 임노중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삭감 등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삭감안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증시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증시가 조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코스피 지수의 2100선 안착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자금 흐름도 3월 증시의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최근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따른 영향력이 큰 상황이다. 코스피가 나흘연속 상승한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외국인은 샀고, 이틀 연속 하락한 24일과 27일에는 팔았다.

부국증권 김성환 연구원은 “대내외 매크로 요인과 펀더멘털 개선에 기반한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는 2100선 안착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하나금융투자 김용구 연구원은 “위험자산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외국인 수급이 추세적인 매수세로 전환했는지는 자신하기 어려운 환경이고, 정책 기대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있어 2100선 추가 상승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