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증시 거래별 거래비중.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개월 연속 32%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역사상 외국인들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31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외국인 거래(매수+매도)가 코스피시장 전체 매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0월 32.6%, 11월, 33.2%, 12월 32.8%, 올해 1월 33.2%, 2월 35.1%, 3월 34.0% 등으로 6개월 연속 32%를 넘어섰다.

◇ “국내 증시 수급의 주도권, 외국인에게 있다”

유안타증권 김광현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매매를 활발히 했던 2013~2014년을 보더라도 코스피 매매 비중 30% 이상이 3개월 넘게 지속된 때도 없었다”며 “지금처럼 6개월 연속 32% 이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또 연초 이후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서 1100원대로 하락하며 외국인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조성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작년 9~12월 환율 상승 시에도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지 않았다는 점에 유안타증권은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국내 증시 수급의 주도권은 외국인에게 있다”며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 확신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 시장은 외국인의 눈에서 멀어진 모습이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작년 한 해 코스피에서 10조8000억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5조4000억원을 추가로 매수하며 순매수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데 반해 코스닥시장에서는 올 들어 400억원 순매수에 그쳤다”며 “이러한 외국인의 매매 패턴은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의 수익률 차별화를 설명해주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국내 상장사 이익 증가, 주가는 이에 못 미쳐”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매력을 느끼는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한국 증시가 저평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최근 증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기준 한국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은 9.7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1배이다. 선진국 평균과 비교해 PER은 58.6%, PBR은 47.1% 수준에 불과하다. 유안타증권은 국내 증시가 2012년 이후 글로벌 증시 상승 과정에서 소외되며 벌어진 밸류에이션 격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진행된 국내 증시의 이익 전망치 상향도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이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더군다나 아직 한국 증시는 늘어난 기업 이익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할인 폭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국내 상장사의 이익이 뚜렷하게 증가했지만 주가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외국인이 이에 주목하고 한국 증시에서의 매매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해석했다.

◇ 외국인 올 들어 대·중형주 순매수 비중 98.7%

연초 이후 코스피 종목에 유입된 5조4000억원의 외국인 순매수 가운데 98.7%가 대형주와 중형주의 몫이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2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 유입과정에서 외국인은 대형주와 중형주를 중심으로 순매수해 왔다”며 “올해 들어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집중되는 업종에 대해서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전반과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철강, 해운, 상사 등이라고 유안타증권은 분석했다. 또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자동차 업종도 외국인 매수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고 집계했다.

종목별로는 아모텍, LG이노텍, 하나투어, 컴투스, LG전자 등에 대한 외국인 비중 확대가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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