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수완에너지 분리 성공…매각 예상가도 절반 수준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최민정 기자] 두 차례 매각에 실패했던 경남기업이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 자회사인 수완에너지가 분리된 데다 매각 예상가도 이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라 성공 기대감이 높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인수의향서(LOI) 및 비밀유지확약서 접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매각에 돌입한다. 예비 실사 기간은 오는 5월 22일부터 6월 9일까지다.

매각 자문은 삼일회계법인이 맡는다. 이번 매각은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 등 외부자본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입찰은 공개경쟁 입찰로 진행한다.

경남기업은 고(故) 성완종 회장이 생전에 운영한 회사다. 경영 상태가 나빠지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어 2015년 3월 27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같은 달에는 완전자본잠식되면서 상장 폐지됐다.

두 차례 매물로 나오는 동안 경남기업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이 많았다. 하지만 경남기업 자회사였던 수완에너지도 함께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인수 의향을 보였던 기업들도 본입찰에서 발을 뺐다.

수완에너지는 광주 소재 LNG 열병합 업체로 광주 수완 지구 일대 4만여 가구에 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매각가를 400억~500억원으로 예상했다.

경남기업이 수완에너지와 함께 매물로 나오면서 예상 인수가격이 2000억원까지 뛰자 굳이 경남기업과 성격이 다른 수완에너지까지 거액을 들여 인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5월 2차 경남건설 매각 추진 당시에도 삼라마이더스그룹(SM)을 포함 6곳이 인수 의향을 밝혔다. 하지만 본입찰 전 수완에너지도 함께 매입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이들 중 5곳이 본입찰을 포기했다. 나머지 한 곳은 최저가에 미달하면서 결국 유찰됐다.

하지만 올 초 네 번 만에 수완에너지를 분리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월 24일 수완에너지 주식 420만 주와 대출 채권을 삼익악기에 양도했다. 그동안 수완에너지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는 수차례 체결했지만, 이것이 실제 본계약으로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수완에너지를 떨쳐낸 만큼 경남기업 매각 가능성도 커졌다. 또한 업계에서는 두 번 유찰하면서 매각가가 크게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예상가는 800억원을 밑돈다. 그동안 1500여억원으로 추정됐던 것과 비교해 절반에 가깝다.

수완에너지 분리, 낮은 매각가 등에 힘입어 이번 입찰은 이전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앞서 수완에너지 때문에 본입찰을 포기했던 SM그룹도 인수 의향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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