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 수급은 사실상 최근 국내 증시 흐름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의 매수세로 코스피가 다시 연중 최고치(2182.42)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업계에선 외국인 흐름이 상승 원동력으로 지목되는 만큼 매수세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서도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은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 매력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외국인들의 ‘사자’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25일에도 순매수에 나서면서 매수 행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24일에는 외국인이 3381억원을 사들이면서 지난 3월21일(3627억원) 이후 약 한달 만에 3000억원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 수급과 환율 간 민감도가 낮아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거엔 외국인 수급이 환율에 민감한 모습이었지만 최근엔 외국인 수급이 환율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박성현 연구원은 “과거 박스권 구간에서 환율과 밀접한 상관도를 보였던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매는 작년 들어 환율과 이별을 고하는 모습”이라며 “최근 시장에 유입된 외국인 수급이 환율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포인트는 펀더멘털 매력”이라며 “한국증시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상대적 저평가가 심화된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기조적으로 유입됐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달 가량 외국인이 매도 기조를 보인 것은 한국 증시의 고질적 디스카운트 요인인 지적학적 리스크와 프랑스 대선 불확실성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프랑스 대선이 지난 23일 1차 투표에 이어 5월 7일 결선 투표를 거치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정치적 리스크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매수세가 재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대우 고승희 연구원은 “프랑스 대선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더해지면서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은 재차 순유입 기조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지표가 개선되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박성현 연구원은 “중국 경제 지표 개선세가 지속성을 띤다면 G2 모멘텀의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이머징마켓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또한 최근 성장률 전망이 상향되고, 내수관련 지표가 바닥을 통과하는 등 경기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어 외국인 투자가들은 이런 변화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외국인 순매수 전환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영증권 정동휴 연구원은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이벤트가 많다”며 “북한도발, 사드보복, 미국 정치불확실성, 브렉시트협상, 프랑스대선, 영국조기총선, 중국A주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 이슈 등은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원투수라 할 수 있는 연기금 등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외국인 순매도 기간중 연기금은 2025포인트 이하에서, 보험은 2050포인트 이하에서 순매수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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