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거래소.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신혜정] 심리적 마지노선인 2300을 처음으로 돌파한 코스피가 그 여세를 몰아 23일에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장사의 실적 개선, 저평가 매력 등을 기반으로 새정부의 기대감까지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코스피가 최고 2600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오후 1시 21분 현재 전일보다 20.40포인트(0.86%) 오른 2323.87을 기록, 2300선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장중 기준으로 지난 10일 달성한 최고치 2323.22을 넘어선 것이다.

코스피는 전날 미국과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 이슈로 당초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코스피는 2300선을 가뿐히 통과했다.

특히 하루 전인 21일에 북한이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발사했음에도 코스피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코스피가 이렇게 전인미답의 고지를 걷게 된 것은 기본적으로 상장사 사상 최대 실적 전망, 글로벌 경기 개선 속 국내 경기 개선 흐름, 증기 저평가 매력 등이 뒷받침됐다.

여기에 지난 10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제대로 허니문 랠리를 타면서 코스피에 상당한 상승 동력을 불어넣고 있다.

먼저 지난 21일 문재인 정부 첫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지명된 김동연 후보자가 추가 경정 예산 편성 의지를 명확히 했다. 추경은 시중 유동성을 확대해 경기와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한성대 김상조 교수와 고려대 장하성 교수가 각각 공정거래위원장과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되자 문재인 정부가 강조한 기업지배구조 투명화, 주주 친화 정책 등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벌 등을 중심으로 한 기업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낮은 배당 등은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다.

아울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특사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만나는 등 신정부 들어 한·중 간의 긴장 완화 분위기가 꿈틀대기 시작한 것도 증시에 입김을 불어 넣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양해정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치·사회 시스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기업들도 지배구조 변화를 통해 더 투명한 시스템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며 “여기에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구간에 진입하는 것도 코스피의 추세적인 랠리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증기 강세장은 순환적인 회복에 기댄 ‘미니 강세장’과 구조적인 변화를 반영한 ‘장기 강세장’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코스피는 현재 장기 강세장으로 조건이 갖춰지고 있다”며 “올해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은 132조4000억원으로 전망되며 하반기 적정 코스피는 2550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코스피 상장사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138조원으로 전년비 44.5%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며 “글로벌 교역량 확대와 문재인 정부의 추경 등을 고려할 때 기업 실적은 현재 수준보다 상향 조정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향후 12개월 코스피 범위는 보수적으로 2050~2450으로 관측했다.

이 밖에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코스피 상단을 2600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코스피 상승에 보수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박형중 마켓전략실장은 “코스피 2300에서 오버슈팅(과매도)이 나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며 코스피 올해 상단 전망치 2360을 유지했다.

박 실장은 “지금 코스피 상승세는 실적 호조세, 신정부 정책 기대, 중국 경기 개선 등이 주로 작용했는데 이미 코스피는 이러한 요인들이 선반영된 상태”라며 “기업의 실적 개선 속도도 올 3분기부터는 둔화되고 외국인의 자금도 이미 들어올만큼 들어와 더 이상은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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