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가상화폐 인정…韓 내달 투명화 방안 발표 예정

[파이낸셜투데이=이일호 기자] 가상화폐 가치가 무섭게 올라가고 있다. 대표적 가상화폐 비트코인(Bitcoin)과 이더리움(Ethereum)은 이달 들어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오르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두 화폐 가격 모두 출시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아직 완벽한 보안성이 담보되지 않았고, 거래소 해킹이나 사기 피해에도 고스란히 노출돼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26일 오후 8시(한국시간) 현재 비트코인은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데스크(Coindesk)에서 1비트(BTC)당 2550.8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5월 473.47달러에 거래됐던 것을 감안한다면 1년 만에 값어치가 540% 증가했다. 특히 한달 사이 두배 넘게 시세가 올랐다.

지난 2015년 개발된 이더리움 가치도 급상승하고 있다. 1이더리움(ETH)당 거래가격은 183.59달러로 지난 3월 18.65달러에 비해 무려 열배나 뛰었다.

◆日 가상화폐 인정·美 정국 불안에 투기세력 몰려

금융 전문가들은 최근 일본이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한 것이 가치폭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일본 참의원은 지난달 1일 비트코인을 합법적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비트코인 합법화에 따라 일본 시중은행이 비트코인을 엔화나 달러화처럼 거래할 것이라는 전망에 자국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대량 매입하고 있다.

또한 중국에서도 홍콩 비트코인을 달러로 쉽게 교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투기세력이 가상화폐를 적극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비트코인을 합법적 거래수단으로 인정한 국가는 독일에 이어 일본이 두번째다. 그러나 스웨덴과 러시아도 가상화폐 합법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 밖에 여러 국가에서도 가상화폐 합법화 움직임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세계정세 불안정도 비트코인 수요 증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미국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설이 확산되는 등 미국 정치의 불확실성으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는 추세다. 이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는 가상화폐로 투자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3월을 기점으로 이미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의 값어치를 넘긴 상태다.

지난 12일 랜섬웨어 사태 때는 사이버 범죄자들이 랜섬웨어에 감염된 PC 등의 암호화를 풀어주는 조건으로 비트코인을 요구한 것이 알려지면서 가상화폐가 반사이익을 얻기도 했다.

◆금융위, 가상화폐 관련 제도 마련 고민중

우리나라에서도 4차 산업혁명과 핀테크의 발전 등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는 ‘디지털화폐 태스크포스 1차 회의’를 열고 각계 전문가들과 가상화폐 동향과 각국의 규제 현황 등을 검토하고 가상화폐 제도화 기반 마련 등을 논의했다. 다음달 금융위는 당국 차원의 가상화폐 투명화 관련 대처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 측은 “디지털화폐를 악용·빙자한 각종 불법행위를 차단하는 한편 디지털화폐의 건전하고 투명한 거래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며 “앞으로 태스크포스 회의를 수시로 개최해 디지털화폐 관련 세부 과제를 심도 있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처럼 조만간 국내에서도 가상화폐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가상화폐의 보안성이 담보되진 않았고, 또한 가상화폐거래소 해킹 문제에 대한 근본적 장치도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가상화폐거래소로 통칭되는 중개 플랫폼은 인터넷 쇼핑몰과 같은 통신 판매업에 해당된다. 때문에 개인 간 가상화폐 거래에서 사기사건이 발생해도 책임 의무가 없다. 또 가상화폐 거래 중개는 익명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사기에 노출될 여지도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지난 4월 야피존이 해킹돼 3831비트(당시 가치 55억원 수준)를 탈취당했고, 또 다른 업체에선 500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가 다른 계좌로 무단 송금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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