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판매 부진에 타격…신흥시장 반등 영향 ‘미미’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현대자동차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코나와 그랜저 등 신차를 통해 돌파구를 찾는데 집중하고는 있지만 단기간 내에 회복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26일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2조594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4% 줄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도 2조3193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34.3% 급감했다. 매출은 47조6740억원으로 1.4% 늘었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위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전체 매출에서 해외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상회한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시장을 양분하는 중국, 미국에서 부진이 길어지면서 신흥시장에서의 반등만으로 이를 상쇄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중국 시장의 경우 지난 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도입을 전후해 부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시장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60% 이상 급감했고 시장점유율 역시 역대 최저인 3%대까지 추락한 상황이다.

미국시장 또한 상황이 녹록치 않다. 미국의 자동차 수요가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판매법인 매출감소 및 인센티브 상승으로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차에 대한 우려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는 주식시장만 봐도 잘 나타는데 지난 5월 17만원을 유지했던 현대차 주가는 26일 오후 2시 현재 14만700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 시기와 유사한 흐름으로 당시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1조2508억원에 그친 바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자동차 경기가 하강하면서 신차가 나와도 경쟁심화, 인센티브 확대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부정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며 “글로벌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환율도 우호적이지 않아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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