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여객수 대폭 증가…제주항공, 업계 최초 항공기 30대 돌파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투데이=오만학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일제히 ‘LCC 위기론’ 군불떼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기우를 뒤집는 결과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어 일각들에서는 표정관리조차 안 되는 엄살을 부리는 거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저비용항공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6개 국적 LCC 업체들은 에어로K·플라이양양 이상 2개 신규 업체들의 진입을 반대하고 있다. ‘LCC 시장이 포화상태라 더 진입하면 모두 죽는다’는 게 주 이유다. 국내 한 LCC 관계자는 “국내 노선의 경우 운임이 KTX보다 저렴한 경우도 있는 상황에서 추가 진출자가 나타나면 기존 업계는 정말 힘들어진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존 업계의 곡소리는 연일 쏟아지는 결과와 전면 대비되는 것이어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탈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적 LCC의 여객 수는 약 3187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2426만명 대비 약 760만명 늘어난 수치다. 특히 2012년 1305만명 이후 2013년 1569만명, 2014년 1901만명 등 최근 5년 동안 계속 증가하고 있다. 운항횟수 역시 2012년 9만번, 2013년 11만번, 2014년 12만번, 2015년 15만번, 2016년 19만번 등 꾸준히 늘어났다.

이런 시장호황에 힘입어 제주항공은 지난 20일 국적 LCC 최초로 보유 항공기 30대 시대를 열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창립 7주년인 2013년 항공기 보유 대수가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선 이후 창립 11주년인 올해에는 30대를 돌파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내년에는 6~9대를 추가로 도입해 명실상부한 ‘항공업계 빅3’로 거듭나겠다”라고 말했다.

진에어가 보유한 항공기도 꾸준히 증가했다. 3대의 항공기로 2008년에 시장에 진출한 뒤 출범 5년 만인 2013년 항공기를 11대로 늘렸다. 이후 지난해 20대를 넘어섰으며 현재는 총 24대를 보유하고 있다.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의 항공기 대수도 올해 연말 도입 예정인 항공기까지 합하면 각각 23대, 20대로 늘어나게 된다.

이들 LCC는 보유 항공기 대수만큼이나 취항지도 대폭 늘렸다. 2005년 출범 당시 2개에 불과했던 제주항공의 취항노선은 현재 일본, 중국, 베트남, 미국령,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32개 도시에 41개 정기노선으로 늘어났다. 1개 노선으로 출범했던 진에어도 현재 37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 역시 올해 기준 취항노선이 각각 27개, 44개로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사정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기존 업계들이 엄살도 좀 억지스럽게 부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기존 LCC업계 한 관계자도 “항공기 대수와 취항노선이 매년 늘어난다면 ‘공급과잉’이나 ‘위기’로는 보기 힘들 것”이라고 인정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조만간 중국도 본격적으로 LCC시장에 뛰어드는 등 앞으로 LCC 시장의 파이는 계속 커질 것”이라면서 “기존 업계들이 ‘항공시장이 어렵다’면서 항공기 대수는 매년 늘리고 있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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