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오리농가 AI 바이러스 확진…지난해 11월 발생한 것과 동일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곽진산 기자] 전북 고창 오리농가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됨에 따라 가금류 농가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확진된 AI 바이러스가 지난해 말 발생한 것과 동일한 바이러스로 농가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안정세를 찾아가던 계란값이 요동칠 가능성도 제기됐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전북 고창군 흥덕면에 있는 육용오리 농가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정밀 검사 결과 검출된 AI 바이러스는 고병원성 H5N6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H5N6형 AI 바이러스는 닭에게 감염될 경우 폐사율이 100%인 치명적 바이러스다. 농식품부는 이 바이러스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에서 3800만마리 이상의 가금류를 폐사시킨 바이러스와 같은 유형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주의’ 단계인 AI 위기경보는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오늘 새벽 0시부터 내일 자정까지 48시간 동안 전국 가금류 농가를 대상으로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일시 이동중지 적용대상은 국가동물방역통합시스템(KAHIS)에 등록된 농장 7만6000개소 등 약 12만 개소다.

앞서 H5N6형 고병원성 등 사상 최악의 AI가 발생함에 따라 계란 품귀 현상이 빚어진 바 있다. 일부 식당에서는 메뉴에서 계란이 포함된 메뉴를 지웠고, 한 판에 1만원을 웃도는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금(金)란’이라는 별칭이 붙여지기도 했다.

계란값은 현재 평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오늘(20일) 기준 계란(특란‧중품) 한 판(30개) 평균 소매가는 5745원으로 평년(5521원) 보다 4.1% 높지만 지난해 11월 발생한 AI 사태 이후 폭등한 것을 고려하면 계란값은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말 AI 파동 이후에 계란 한 판 평균 소매가는 8237원까지 뛰었고 올해 1월 말에는 8871원에 달했다. 그러다 지난 8월 15일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수요가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현재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AI 바이러스가 재발하면서 앞으로 계란값에도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AI 확진 판정은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또 계란 품귀 사태로 계란을 원재료로 하는 일부 품목 생산이 중단되거나 제빵‧외식 업계 등도 AI 확산을 우려하며 긴장하고 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