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소송 제기 후 급락, 소송 취하 후 급등 반복
"무분별한 메자닌 사채 발행이 지배구조˙주가 혼란 야기"

에이치앤비디자인의 사법리스크 및 경영권 분쟁 이슈가 회사 주가의 변동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오랜 기간 경영권 분쟁 관련 소송에 휘말려 온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채권자들의 소송 이후 기각 또는 취하가 반복될때마다 주가가 요동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에이치앤비디자인이 다수의 채권자들을 대상으로 사채를 발행하면서 지배구조의 변동성이 확대돼 현재의 혼란스런 경쟁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28일 코스닥 시장에서 에이치앤비디자인은 1763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일 대비 2.26% 상승한 가격이다.

에이치앤비디자인 주가는 연초(687원) 대비로는 156.6% 상승했는데, 기업가치 측면의 호조가 반영된 것이라기보다는 각종 사법적 이슈들이 불거질때마다 주가가 이상급등하는 현상이 반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의 채권자들 중 일부는 채권액에 대한 파산신청을 낸 이후 소송을 취하해 파산선고가 기각된 사례가 있다. 해당 경우 주가가 크게 올랐다가 하락하는 등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자들 측은 에이치앤비디자인의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해 앞서 투자한 메자닌 사채 등의 최저조정가액을 밑돌면서 원금손실이 발생해 파산 신청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재무적투자자(FI)들은 투자금 회수 대신 경영권 도전을 선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경영진을 대상으로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소송 ▲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소송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발행금지 가처분소송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 등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같은 소송 역시 FI 측이 가처분 소송 제기 이후 소송취하를 반복하면서 주가가 급등락 하는 등 주식시장에 혼란을 야기하는 모습이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지난 25일 '알베로네이처 외 2명' 등이 각종 경영권분쟁 관련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차일(26일) 주가가 21.2% 급락했다. 이후 27일 채권자들이 해당 소송을 취하하자 재차 주가가 21.5% 급등했다.

일부 FI측은 기존에 회사의 경영권을 획득하고 있는 김준성 대표이사 측이 추가적인 지분확보를 하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취지로 각종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김준성 대표이사가 직접적으로 보유한 투자조합, 또는 우호세력에 배정하는 '셀프배정'을 대상으로 소송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지난해 11월29일 김준성 대표이사가 소유한 투자조합을 대상으로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배정했으나, 현재까지 납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공시를 기준으로는 다음달 2일 김 대표의 자금이 납입될 예정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앞서 에이치앤비디자인이 전환사채(CB) 등을 과도하게 발행하며 다수의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것이 화가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회사의 주가가 크게 낮아져 일부 메자닌 사채 투자자들의 원금회수 기준인 '최저조정가액'을 밑도는 수준이 된 데다, 회사의 재무적 여력이 채무상환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돼 파산신청 및 경영권 도전의 극단적 상황이 발생했다는 해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투자자들이 엉켜 지배구조 안정화를 이루지 못하는 기업의 경우 경영권 관련 이슈가 불거질때마다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의 위기를 보여준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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