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김우진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날드 트럼프가 여성 유권자들과 흑인, 히스패닉, 젊은 층의 낮은 지지에 이어 가톨릭 신자들에게도 외면 받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따르면 ‘퍼블릭 릴리전 리서치 인스티튜트’의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를 지지하는 가톨릭 신자들은 32%에 그쳤다.

반면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가톨릭 신자의 지지율은 55%로 트럼프보다 23%포인트 앞섰다.

이번달 초 발표된 WP‧ABC뉴스 공동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과 트럼프에 대한 가톨릭계 지지율은 각각 61%와 34%를 기록한 바 있다.

가톨릭은 미국 전체 유권자의 25%를 차지한다. 가톨릭 신자들의 표심에 따라 대선의 향방이 결정될 수 있는 막강한 비중이다. 유색인종 전체 유권자 비율인 28%에 버금가는 규모다.

가톨릭계는 대선 때마다 공화당과 민주당을 오가는 ‘스윙 보트’ 성향을 보였다. 지난 2012년 대선 때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가 얻은 가톨릭 유권자 득표율은 48%였다.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후보의 득표율은 50%로 롬니를 아슬아슬하게 이겼다. 그러나 이번 대선의 경우 가톨릭계는 클린턴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진 양상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월 멕시코 방문을 마치고 교황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트럼프를 공개 비판했다. 교황은 멕시코 장벽 건설을 거론하면서 “이런 주장을 하면 기독교인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종교 지도자가 남의 믿음에 의문을 제기한 건 수치”라며 교황을 비난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로버트 조지 프린스턴대학 법대교수 등 가톨릭을 대표하는 지성 30여명이 가톨릭 신자들에게 보내는 서한 형식의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트럼프의 공약과 선거 운동은 교회 가르침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미국 정치를 저속한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트럼프는 미 대통령으로 부적합하다”라고 선언했다.

이어 “트럼프는 테러 혐의자에 대한 고문과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등을 주장하며 인종적 편견을 자극하고 있다. 이는 가톨릭 정서와 맞지 않는다. 그의 선거 구호와 과거 행적에서 그를 신뢰할만한 여지를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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