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우려…과거 판매한 저축성보험 역마진도 부담

▲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투데이=김승민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굴리는 돈은 증가하고 있지만, 투자수익은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영향으로 손보사들의 투자 수익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실제 일부 회사들은 투자수익이 1년 전보다 줄어들기까지 했다.

고객들에게 받은 돈을 불려 나중에 돌려줘야 할 손보사들 입장에서는 떨어지는 투자 수익성에 부담은 더욱 커져가는 상황이다.

2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손익발생원천별 실적과 요약재무상태표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국내 손보업계의 투자영업이익은 3조5391억원으로 전년동기(3조3282억원) 대비 6.3% 증가했다.

투자영업이익은 보험사가 고객이 지불한 보험료를 운용해 낸 이익으로, 보험사의 주요 수익 중 하나다. 고객에게 보험금을 돌려줘야 하는 보험사 입장에서 투자영업이익이 감소하면 벌어들인 돈보다 내줘야 몫이 더 커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같은 보험사들의 투자수익 흐름은 자산 증가폭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 투자영업이익 증가율은 자산 증가율보다 7.3%포인트나 낮았다. 올 상반기 말(6월 30일) 기준 총 자산은 241조2400억원으로 같은기간 13.6% 늘었다.

손보업체별로 봐도 극히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가 투자영업이익 증가율이 자산 증가율보다 뒤떨어졌다. 더욱이 2015년 상반기부터 여러 손보사들이 이같은 낌새를 보였다.

손보업체 중 투자영업이익 증가율과 자산 증가율 간 차이가 가장 큰 곳은 한국해양보험이었다. 한국해양보증보험의 올 상반기 투자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8.9% 증가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자산은 1233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105.4% 불었다. 자산 증가율 대비 투자영업이익 증가율이 무려 86.5%포인트 낮았다.

그 뒤로 ▲더케이손해보험(43.7%포인트) ▲현대해상(16.8%포인트) ▲동부화재(13.7%포인트) ▲삼성화재(11.5%포인트) ▲농협손해보험(11.0%포인트) ▲흥국화재(10.8%포인트)▲롯데손해보험(8.7%포인트) ▲KB손해보험(8.7%포인트) ▲한화손해보험(7.8%포인트) ▲메리츠화재(7.3%포인트) ▲코리안리재보험(1.0%포인트) 순으로 증가율 차를 보였다.

반면 서울보증보험과 엠지손해보험만 투자영업이익 증가율이 자산 증가율보다 각각 86.2%포인트, 21.5%포인트 더 높았다.

2015년부터 투자영업이익 증가율이 자산 증가율에 뒤진 손보사들은 총 5곳이었다. 농협손보의 2015년 상반기 투자영업이익은 922억원으로 전년동기(815억원) 대비 13.1% 늘었다. 같은해 상반기 말 기준 자산은 6조3675억원으로 같은기간 대비 27.1% 증가했다. 자산증가율이 투자영업이익 증가율보다 14.0%포인트 높았다.

이외 ▲더케이손보(8.7%포인트) ▲삼성화재(1.8%포인트) ▲롯데손보(1.6%포인트) ▲동부화재(0.7%포인트) 순으로 지난해 상반기 투자영업이익 증가율이 자산 증가율보다 뒤쳐졌다.

이같은 ‘투자영업이익 부진’ 상황에서 삼성화재와 더케이손보는 올해 상반기 투자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줄어드는 ‘역행 현상’마저 나타냈다. 삼성화재의 올 상반기 투자영업이익은 9193억원으로 전년동기(9341억원) 대비 1.6% 감소했다. 더케이손보는 54억원으로 같은기간(63억원) 대비 14.1% 줄었다.

보험업계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보험사들의 투자영업이익 증가율이 둔화됐다고 전한다. 보험사들의 주 투자처인 국공채 수익률이 바닥을 치면서 투자수익률도 함께 끌려 내려간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이같은 투자영업이익 부진의 심각성이 생명보험업계에서 주로 거론되고 있지만, 손보업계도 역마진 그림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전한다.

손보사들도 생보사들만큼은 아니지만 과거 저축성보험과 연금보험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두 상품은 최저보증이율에 따라 고객에게 일정 수준의 금리를 내줘야 하는데, 투자수익률이 줄어투자영업이익이 감소하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이익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저금리로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면서 투자영업이익도 줄었다”며 “생보사들만큼은 아니지만 손보사들도 그동안 판매한 저축성보험과 연금보험이 있는데 투자영업이익이 줄어 업계 전체적으로 역마진 부담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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