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황찬란한 사진 이면에 숨겨져 있는 ‘속 빈 강정’

▲ 사진=롯데렌터카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대형 렌터카업체들의 장기 렌트 광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옵션이 거의 적용되지 않은 차량을 저렴한 가격에 빌려 준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광고에는 최고급 옵션이 적용된 차량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 없는 소비자들이 자칫 광고만 보고 차량 렌트를 결정할 경우 피해가 우려된다.

29일 렌탈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터카와 AJ렌터카, SK렌터카 등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렌트카업체의 장기 렌트카 광고에 사용된 차량이미지와 실제 사양이 크게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롯데렌터카 장기 렌트 프로모션 카테고리에 올라와 있는 차량들을 보면 이미지에는 가장 높은 등급의 모델을 선택해야 적용할 수 있는 외관 사양이 적용돼 있다.

예를 들어 ‘이달의 초특가 차종’에 올라와 있는 기아자동차 K3의 경우 가장 낮은 트림인 디럭스 모델에 15인치 알로이 휠과 55만원 상당의 컨비니언스 옵션이 적용된다. 하지만 광고에 올라와 있는 차량 이미지는 17인치 전면 가공 휠이 적용돼 있고, ‘트렌디 스페셜’ 트림 이상에서 선택할 수 있는 LED 주간주행등과 HID램프가 장착돼 있다.

▲ ‘이달의 초특가 차종’에 올라와 있는 기아자동차 K3의 경우 가장 낮은 트림인 디럭스 모델에 15인치 알로이 휠과 55만원 상당의 컨비니언스 옵션이 적용된다. 하지만 광고에 올라와 있는 차량 이미지는 17인치 전면 가공 휠이 적용돼 있고, ‘트렌디 스페셜’ 트림 이상에서 선택할 수 있는 LED 주간주행등과 HID램프가 장착돼 있다. 사진=롯데렌터카 홈페이지 캡처

또 르노삼성자동차 SM6도 가장 낮은 PE 모델을 빌려주고 있지만 광고 이미지에는 두 단계 윗 모델인 LE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는 18인치 투톤 알로이 휠이 적용돼 있어 실제 차량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SK렌터카와 AJ렌터카도 마찬가지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첫 차를 구매하거나 차량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휘황찬란한 이미지만 보고 덜컥 계약할 경우 광고와 다른 차량을 인도받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특히 차량이 다르다는 설명을 따로 명시하지 않아, 직접 찾아보기 전까지는 확인할 방법조차 없는 상황이다. 또 전문상담사들이 이미지와 실제 차량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별도로 안내하지 않는 점도 불안을 가중시킨다.

실제 전문상담사들에게 직접 문의해본 결과 광고에 나와 있는 사양만 읽어줄 뿐 이미지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는 설명해주지 않았다.

▲ 르노삼성자동차 SM6도 가장 낮은 PE 모델을 빌려주고 있지만 광고 이미지에는 두 단계 윗 모델인 LE 트림에서 선택할 수 있는 18인치 투톤 알로이 휠이 적용돼 있어 실제 차량과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다른 등급의 모델을 선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미지상의 차량은 사실상 렌트가 불가능하다고 봐야 된다. 사진=롯데렌터카 홈페이지 캡쳐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음식점에 가도 메뉴판에 있는 이미지와 실제 음식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을 명시하고 있다”며 “가격이 비싼 만큼 자동차 구입은 쉽게 선택하기 어렵기 때문에 렌터카 업체들의 이같은 광고는 소비자 기만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렌터카 업체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완성차업체에 이미지를 요청하면 모든 옵션이 적용된 차량의 이미지를 보내주기 때문에 손 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롯데렌트카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로부터 받는 이미지가 풀옵션 차량으로 제한돼 있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아직까지 이와 관련된 소비자들의 컴플레인은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광고를 진행할 때에는 최대한 적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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