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된 배터리 외 나머지 사양 동일…흥행시 긍정 이미지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했다고 배터리 발화로 단종된 갤럭시노트7.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이건엄 기자] 지난해 발화사태로 단종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리퍼폰으로 재출시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던 ‘리퍼폰’에 대한 국내 소비자 인식이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월 회수했던 갤노트7의 부품을 재사용해 리퍼폰을 만든다. 출시 시점은 빠르면 다음달 말이 될 예정이다. 리퍼폰 이름은 ‘갤럭시노트FE’로 ‘FE’는 팬덤에디션(FANDOM EDITION)의 약자다. 특정한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팬을 위한 에디션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리퍼폰은 결함이나 하자가 있는 제품을 수리해 저렴한 가격에 재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외관은 신제품과 동일하지만 부품은 재활용한 휴대폰이다. 갤노트7의 발화 원인이 배터리 문제였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이번 리퍼폰의 배터리 용량을 기존 3500mAh에서 3200mAh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채인식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이외의 사양은 기존 갤노트7과 동일하다.

갤노트FE에 대한 전망은 밝은 상황이다. 갤노트7이 출시 초기 흥행몰이에 성공한 점과 플래그십 모델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갤노트7의 가격을 60만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즉 보급형 스마트폰 가격으로 갤럭시S8와 성능차이가 거의 없는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반응도 뜨겁다. 갤노트 리퍼폰 사전예약을 진행했던 스마트폰 공동구매 앱 ‘모비톡’은 보도자료를 통해 갤노트FE로 브랜드명이 확정된 이후 신청자가 두 배가량 급증했다고 밝혔다.

한 소비자는 “갤노트7 출시 당시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다 단종되면서 결국 구입을 못했다”며 “리퍼폰이 배터리를 제외하고는 갤노트7과 같다는 얘기를 들었고, 가격도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절호의 기회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정적이었던 리퍼비시 제도에 대한 인식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분 AS가 보편적이었던 국내 시장에서 재조립한 리퍼제품은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했다. 아무리 검수를 하더라도 문제가 생긴 제품의 부품을 활용해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갤노트FE는 배터리 발화라는 큰 이슈가 있었던 만큼 출시 후 성공적으로 출시된다면 소비자가 느끼는 품질 만족도는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며 “이를 통해 기존 리퍼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갤노트7에 대한 품질 신뢰가 바닥인 상황에서 또 다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퍼폰에 대한 인식은 더 나빠질 수 있다. 아무리 배터리 용량을 줄였다고 해도 갤노트7과 갤노트FE가 근본적으로는 같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른 IT업계 관계자는 “갤노트FE의 배터리 제조사를 알 수는 없지만 단순히 용량만 줄인 것이라면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 낮은 품질 신뢰로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던 리퍼폰에 대한 인식도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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