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김남홍]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이 국가 브랜드 경쟁력 부족으로 세계 시장에서 저평가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9일 ‘주요국의 국가브랜드 제고 정책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가브랜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해당 국가의 제품 및 서비스를 신뢰하게 만드는 소프트파워로, 경쟁기업이 모방하기 힘든 고부가가치 수출경쟁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브랜드 가치는 지난 2015년 기준 1조920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GDP 대비 브랜드 가치비율은 76%로 경제 규모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 영국은 GDP 브랜드 가치비율이 111%에 이른다.

무협은 지난 2012년 기준 한국 제품은 실제 가치보다 9.3% 할인돼 수출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소기업과 선진국이 수출 시장이 경우 이런 현상이 상대적으로 컸다. 중소기업 제품은 실제 가치 대비 10.6% 할인됐고, 미국과 유럽을 상대로 수출할 경우 각각 11.5%, 13.7% 할인된 것으로 드러났다.

무협은 정부 차원의 국가브랜드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한국 국가브랜드 정책은 정부에 따른 국가브랜드 슬로건 및 전담조직의 잦은 변경으로 정책 추진의 일관성 및 지속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국가브랜드 슬로건으로 지정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는 표절 및 정치적 논란으로 내외국민의 공감도 및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무협은 대내외적 공감을 확보할 수 있는 국가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외국인이 친숙한 IT기술, 한류 등 한국의 강점을 기반으로 브랜드 콘텐츠를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일본은 해외에서 애니메이션, 만화 등의 인기로 얻은 ‘쿨 재팬(Cool Japan)’이라는 별칭을 국가브랜드 슬로건으로 차용했다. 프랑스는 대국민투표를 통해 국가브랜드 디자인을 결정했다.

또 국가브랜드를 다양하게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과거의 영광’을 의미하는 ‘그레이트(Great)’라는 국가브랜드 슬로건을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하며 ‘현대’, ‘혁신’ 등의 개념으로 파생·변형시켰다.

국가브랜드 정책을 통합 관리할 시스템 마련도 제안했다. 국가브랜드 사업 전담 기관의 형태를 구체화하고 관련 정책 수립 및 집행의 실질적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해외 현지 민·관기관 적극 활용 ▲국제적 이벤트 활용 통한 홍보효과 극대화 ▲기업-국가브랜드간 선순환 체계로 시너지 효과 창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보경 연구원은 “국가브랜드 제고는 정부가 바뀌면 생을 다하는 시한부 정책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실재와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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