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서울경찰청장. 사진=뉴시스

[파이낸셜투데이=조민수 기자]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29일 지하철역에 있던 시민을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오인해 연행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과 관련해 “송구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피해를 당한 시민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성동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은 지난 27일 오후 10시40분께 서울 지하철3호선 옥수역에서 시민 A씨를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잘못 알고 체포하다가 상해를 입혔다.

당시 경찰은 딸을 붙잡고 있다면서 현금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은 보이스피싱 피해자와 함께 옥수역 인근에 출동한 상황이었다. A씨는 현장에서 힙색(hip sack)을 메고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경찰은 A씨를 수상하게 생각해 불러 세웠으나 도망치려 하자 제압에 들어갔다. A씨는 다가오는 경찰관들이 납치범인 줄 알고 강하게 저항했다. A씨는 제압당하면서 얼굴과 팔 등에 찰과상을 입었다.

A씨는 주변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고 피해자와 통화 내역도 없었다. 무고하다는 것이 밝혀진 A씨는 약 50분 만에 석방됐다.

김 청장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고 알고 보니 범인이 아니었다”며 “설령 범인이더라도 폭행은 해서는 안될 일이다. 사진상으로 보면 팔뚝과 얼굴에 상처가 있는 것을 보면 폭행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그 사안을 보고받고 진솔하게 사과하라고 지시했다”며 “오늘 아침에 정확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잘못한 부분 있으면 책임 물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청은 이날부터 성동서에 대해 감찰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 청장은 또 김포공항경찰대에서 의경으로 복무하던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에 대해선 “안타까운 심정이다. 이 일이 왜 생겼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다. 계속 조사를 실시해 구타·가혹행위가 있는지 살펴보겠다”며 “순직 여부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돈 봉투 만찬’ 사건의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선 “이 전 지검장 등에 대한 수사는 고발인(투기자본감시센터) 조사까지 진행됐다. 일단 법무부 등의 감찰을 지켜볼 것"이라며 "현재까지 사건과 관련해 검찰과 접촉한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윤회 문건사건’ 당시 유출 당사자로 지목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경락 경위 사건 재조사에 대해선 “관련 재판기록을 넘겨받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에 대해선 “기소의견으로 송치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신 구청장의 횡령, 배임 혐의의 경우 압수수색 등으로 확보한 증거들과 관련자 진술들을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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